DRB 50형은 독일 국영철도(Deutsche Reichsbahn, DRB)가 1930년대 후반부터 도입한 화물용 증기 기관차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에 처음 제작되었으며, 지선과 간선을 가리지 않고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화물 열차로 설계되었다. 이 모델은 독일의 표준 기관차(Einheitslokomotive) 계획의 일환으로 탄생하였으며, 뛰어난 범용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독일 철도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설계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설계 측면에서 DRB 50형은 1'E h2(2-10-0) 차륜 배치를 채택하였다. 이는 전방에 1축의 유도륜과 5축의 구동륜을 배치한 구조로,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궤도 상태가 좋지 않은 지선에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게 했다. 특히 전동 장치와 보일러의 효율성이 뛰어나 최고 속도 80km/h를 낼 수 있었으며, 후진 시에도 전진과 동일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회차 시설이 부족한 구간에서도 운용 효율이 극대화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DRB 50형은 군사적 목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전쟁 상황에 맞춰 전략 물자를 절약하기 위해 복잡한 부품을 간소화한 '전시 간략형(ÜK, Übergangskriegslokomotive)' 모델들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이후 더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전시 생산 모델인 'DRB 52형'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50형은 전쟁 기간 동안 유럽 전역의 점령지와 전선을 잇는 병참 수송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전쟁 종료 후에도 DRB 50형은 서독(DB)과 동독(DR) 양측에서 계속해서 주력 화물 기관차로 사용되었다. 서독에서는 약 2,000대 이상의 50형이 운용되었으며, 1970년대 중반 증기 기관차가 디젤 및 전기 기관차로 대체될 때까지 독일 철도의 중추를 담당하였다. 오늘날에도 여러 대의 차량이 보존되어 동태 보존 주행을 하거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독일 공업 기술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기종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