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투하기는 핵무기를 목표 지점에 실어 나르고 투하하기 위해 특별히 개조되거나 설계된 항공기를 의미한다. 인류 역사상 실제 교전 중 원자폭탄을 투하한 사례는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미 공군이 운용한 B-29 슈퍼포트리스가 유일하다. 이 기체들은 '맨해튼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원자폭탄을 실전에서 사용함으로써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었으며, 핵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는 군사적 도구가 되었다.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기인 B-29는 '실버플레이트(Silverplate)'라는 암호명 하에 광범위한 개조 작업을 거쳤다. 핵무기의 거대한 크기와 무게를 수용하기 위해 폭탄창 문을 단일형으로 교체하고, 투하 장치를 새롭게 설계하였다. 또한, 폭발 직후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로부터 기체를 보호하고 신속하게 현장을 이탈하기 위해 방어용 기관총 탑과 장갑판을 대부분 제거하여 기체 무게를 줄였으며, 이를 통해 더 높은 고도에서 더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였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기체는 각각 '에노라 게이(Enola Gay)'와 '복스카(Bockscar)'였다. 이들은 고도 약 9,000미터 이상의 상공에서 정밀한 시각 조준을 통해 폭탄을 투하하였다. 투하 직후 조종사들은 기체를 155도 급회전시키는 특수 기동을 수행하여 폭발 지점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는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했다. 이는 핵폭발의 파괴적인 위력으로부터 승무원과 기체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였다.
원자폭탄 투하기의 운용은 단순한 비행 기술 이상의 전문성을 요구했다. 제509혼성부대 소속의 승무원들은 핵무기의 특성과 위험성을 숙지하고 반복적인 투하 연습을 수행하였다. 초기 원자폭탄은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했기 때문에 비행 중에도 무기 전문가가 탑승하여 최종 점검과 신호 장치 활성화를 담당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은 당시의 기술적 한계 내에서 핵무기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원자폭탄 투하기는 전략 폭격기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냉전 시기에 접어들며 미소 양국은 B-52 스트래토포트리스나 Tu-95와 같은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개발하여 핵 억제력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스텔스 기술이 접목된 B-2 스피릿과 같은 첨단 기체들이 그 역할을 계승하고 있다. 원자폭탄 투하기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형태와 운용 방식이 변해왔으나, 여전히 국가 안보와 전략적 균형을 상징하는 강력한 무기 체계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