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밥캣(Bobcat)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가 저전력 소형 폼 팩터 및 임베디드 시스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x86 기반 마이크로아키텍처다. 2010년 처음 공개되어 2011년 초에 정식 제품이 출시되었으며, AMD의 '퓨전(Fusion)' 프로젝트를 통해 CPU와 GPU를 하나의 칩에 통합한 가속 처리 장치(APU) 설계의 초기 핵심 축을 담당했다. 이 아키텍처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산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어, 당시 넷북과 울트라포터블 노트북 시장에서 인텔의 아톰(Atom) 프로세서와 직접적으로 경쟁했다.
밥캣 아키텍처의 기술적 핵심은 저전력 프로세서임에도 불구하고 '비순차적 실행(Out-of-Order Execution)'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에 있다. 당시 경쟁 모델이었던 초기 인텔 아톰이 전력 효율을 위해 구조가 단순한 순차적 실행(In-Order) 방식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밥캣은 비순차적 실행을 통해 클록 당 성능(IPC)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웹 브라우징, 문서 작업, 멀티미디어 재생 등 실질적인 컴퓨팅 환경에서 더욱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으며, 64비트 명령어 세트와 가상화 기술(AMD-V)을 모두 지원하여 기능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구현된 첫 번째 플랫폼은 '브라조스(Brazos)'로 불리며, 주요 제품군으로는 자카테(Zacate) E-시리즈와 온타리오(Ontario) C-시리즈가 있다. 자카테는 주로 보급형 노트북과 소형 데스크톱에 탑재되었고, 온타리오는 전력 소모를 더욱 낮추어 넷북과 태블릿 기기를 겨냥했다. 특히 밥캣 기반 APU는 내장된 라데온(Radeon) 그래픽 코어의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동시대 경쟁사 제품에 비해 탁월한 고화질 영상 가속 능력과 기초적인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보여주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설계 측면에서 밥캣은 다이(Die) 면적을 줄여 제조 원가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코어당 전력 소모량을 최소 1W에서 최대 10W 수준 내외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하지 않는 회로의 전력을 차단하는 파워 게이팅(Power Gating) 기술을 적용했다. 이러한 효율적인 설계 덕분에 팬이 없는 무소음(Fanless)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다양한 산업용 임베디드 기기와 셋톱박스 등 저전력과 소형화가 필수적인 분야로 AMD의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밥캣 마이크로아키텍처는 이후 등장한 '재규어(Jaguar)' 아키텍처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으며, AMD가 저전력 고효율 코어 설계 능력을 입증하는 이정표가 되었다. 재규어 아키텍처가 이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과 같은 주요 가정용 콘솔 게임기의 핵심 프로세서로 채택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밥캣에서 증명된 저전력 비순차적 실행 구조의 효율성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밥캣은 PC 시장의 다변화에 대응하고 현대적인 저전력 x86 프로세서의 표준을 제시한 중요한 아키텍처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