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바둑대상 투표조작 의혹은 2017년 12월 한국기원이 주최한 '2017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 집계 오류 및 은폐 의혹 사건을 말한다.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프로기사를 기리는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한국기원 사무국의 행정 미숙과 불투명한 운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바둑계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MVP 선정 방식은 신문, 방송 등 바둑 담당 기자단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 70%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팬 투표 30%를 합산하여 결정하는 구조였다. 당시 강력한 수상 후보는 박정환 9단이었으며, 객관적인 성적 지표에서 앞서 있었기에 수상이 유력시되었다. 시상식 당일 박정환 9단이 MVP로 선정되어 상을 받았으나, 이후 한국기원이 공개한 구체적인 득표 현황에서 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치들이 발견되면서 조작 혹은 누락 의혹이 제기되었다.
문제가 된 것은 기자단 투표의 집계 과정이었다. 당시 투표권을 가진 언론사는 총 30여 곳이었는데, 발표된 득표율을 역산했을 때 실제 투표에 참여한 기자 수와 맞지 않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에 일부 바둑 팬들과 기자들이 투표 집계의 원본 데이터 공개와 해명을 요구했고, 한국기원은 초기에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특히 팩스로 접수된 일부 지방 언론사의 투표용지가 집계에서 누락되었거나, 담당 직원의 실수로 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거세지는 비판에 직면한 한국기원은 결국 내부 조사를 통해 투표 집계 과정에서 중대한 행정적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조사 결과, 담당 직원이 팩스로 들어온 투표용지 일부를 분실하거나 확인하지 않고 집계를 마감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누락된 표를 포함하여 재집계를 실시한 결과, 박정환 9단의 MVP 수상이라는 최종 결과 자체는 뒤집히지 않았으나, 이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시스템의 부재와 안일한 업무 처리가 빚어낸 참사였다.
이 사건은 한국 바둑 행정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록 수상자가 바뀌지는 않았으나, 공정성이 생명인 시상식에서 투표용지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사건 발생 직후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기보다 사태를 축소하려 했던 한국기원의 태도는 바둑 팬들의 거센 비난을 샀으며, 이후 바둑대상 투표 시스템의 투명성 강화와 검표 과정의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