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

2002년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는 국제빙상연맹이 주관하는 국제 피겨 스케이팅 대회로, 2002년 3월 16일부터 3월 24일까지 일본 나가노의 엠웨이브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 등 총 4개 종목이 진행되었다. 이 대회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직후에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였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재대결 및 올림픽 이후의 기량 점검 무대로 전 세계 피겨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야구딘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야구딘은 이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획득하며 당대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은메달은 쿼드러플 점프에 강점을 보인 미국의 티모시 고블에게 돌아갔으며, 동메달은 개최국 일본의 혼다 다케시가 차지하여 자국 관중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이리나 슬루츠카야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던 슬루츠카야는 이 대회에서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미국의 미셸 콴을 제치고 자신의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직전 대회 우승자였던 미셸 콴은 은메달을 기록했고, 동메달은 일본의 스구리 후미에가 획득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페어 부문에서는 중국의 선쉐와 자오훙보 조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중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페어 부문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이었다. 당시 올림픽 판정 시비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러시아의 옐레나 베레즈나야와 안톤 시하룰리드제 조, 캐나다의 제이미 살레와 데이비드 펠티에 조는 이 대회에 불참했다.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이리나 로바초바와 일리야 아베르부흐 조가 우승을 차지하며 러시아 빙상의 강세를 이어갔다.

이 대회는 피겨 스케이팅 역사에서 채점제도 변화의 과도기에 위치한 중요한 대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페어 종목에서 발생한 심판 판정 스캔들 이후, 국제빙상연맹은 기존의 6.0점 만점인 구채점제를 폐지하고 신채점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2002년 나가노 세계선수권 대회는 구채점제가 적용된 마지막 시기의 주요 국제 대회로서 피겨 스케이팅 기록사에서 유의미한 이정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