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년은 세계사적으로 근대 국가의 체계가 정비되고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 전환점이었다. 유럽에서는 민족주의 운동이 결실을 보았으며, 미국에서는 대중 민주주의가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또한 교통과 통신, 복지 분야에서 현대적 제도의 기틀이 마련된 해이기도 하다.
그리스 독립 전쟁이 종결 단계에 접어든 것은 이 해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건 중 하나였다. 러시아-튀르크 전쟁을 마무리 짓는 아드리아노플 조약이 체결되면서 오스만 제국은 그리스의 자치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 조약으로 러시아는 흑해와 다뉴브강 인근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그리스는 수백 년간의 오스만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 국가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영국에서는 종교적 차별을 철폐하는 가톨릭 해방령이 통과되었다. 아서 웰즐리 내각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부과되었던 정치적 제약을 제거하여 그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같은 해 내무장관 로버트 필은 런던 수도경찰청을 창설하였다. 이는 체계적인 공권력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 경찰 제도의 시초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영국 경찰을 지칭하는 '보비(Bobbies)'라는 별명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미국에서는 제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이 취임하며 이른바 '잭슨 민주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잭슨은 기득권층이 아닌 일반 서민들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명분 아래 강력한 대통령권을 행사했다. 이는 미국 정치사에서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으나, 동시에 원주민 강제 이주 정책과 같은 갈등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었다.
과학 기술과 문화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사건들이 잇따랐다.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 기관차 '로켓호'가 레인힐 경주에서 우승하며 철도 운송 시대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6점식 점자 체계를 고안한 루이 브라이유가 자신의 점자법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해이기도 하다. 예술계에서는 펠릭스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100여 년 만에 재연하여 바흐 음악 부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조아키노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윌리엄 텔'이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조선에서는 순조 29년에 해당하는 해였다. 당시 조선은 안동 김씨를 중심으로 한 세도정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으며, 삼정의 문란으로 인해 농민들의 삶이 피폐해져 가고 있었다. 효명세자가 순조를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며 왕권 강화와 예악 정비를 통해 정국을 쇄신하려 노력했으나, 1829년은 그가 병사하기 직전의 마지막 활동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