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1

1531년은 16세기 초반에 해당하는 해로, 서구에서는 종교 개혁의 여파와 대항해 시대의 확장이 가속화되었으며, 동양에서는 명나라와 조선이 각자의 통치 체제를 유지하던 시기였다. 이 해에는 유럽의 정치적 연합체 결성, 자연재해,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정복 활동 등 세계사에 기록될 만한 굵직한 사건들이 다수 발생하였다.

유럽에서는 종교적 갈등이 정치적 동맹으로 구체화되었다. 독일 지역의 개신교 제후들과 도시들은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카를 5세의 가톨릭 중심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슈말칼덴 동맹을 결성하였다. 이는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종교 전쟁의 서막과도 같았으며, 유럽 내에서 개신교 세력이 정치적 결속력을 갖추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같은 해 스위스에서는 종교 개혁가 츠빙글리가 카펠 전투에서 전사하며 스위스 종교 개혁 운동이 일시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하였다.

남유럽의 포르투갈에서는 1531년 1월 26일 리스본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이 지진으로 인해 리스본의 수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이 재해는 종교적 징벌이나 불길한 징조로 해석되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였으며, 이는 대항해 시대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포르투갈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같은 해 천문학적으로는 훗날 '핼리 혜성'으로 명명된 혜성이 관측되어 당대 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스페인의 정복 활동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원정대가 잉카 제국을 정복하기 위해 두 번째 원정을 시작한 해가 바로 1531년이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테페약 언덕에서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과달루페의 성모' 발현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사건은 이후 라틴아메리카 전역에 가톨릭교가 급격히 전파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멕시코 문화와 신앙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조선에서는 중종 26년에 해당하는 시기였다. 당시 조선 조정에서는 김안로가 다시 권력의 중심부로 복귀하며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갔다. 내부적으로는 훈구 세력 내의 권력 다툼이 지속되었으며, 외부적으로는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변방의 성곽을 보수하고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경제적으로는 기근과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구휼 정책이 논의되었으나, 조정의 당쟁으로 인해 민생 안정을 꾀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