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의 사나이'는 주로 일본의 만화가 쿠니토모 야스유키(国友やすゆき)가 그린 청년 및 기업 만화 《100억의 사나이(100億の男)》를 지칭하는 작품의 제목이자, 한국 프로야구(KBO) 등 스포츠계에서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를 일컫는 관용적 표현이다. 백과사전적 의미에서 이 명칭은 대중문화 작품의 고유한 제목과 스포츠계의 상징적인 타이틀이라는 두 가지 주요한 맥락에서 사용된다.
만화 《100억의 사나이》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주인공 토미자와 타헤이(富沢琢平)가 실종된 어머니가 남긴 막대한 빚 100억 엔을 갑작스럽게 떠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은 빚을 갚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하 경제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어 돈의 권력과 인간의 탐욕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돈을 둘러싼 인간 군상의 배신과 암투, 그리고 주인공이 온갖 시련을 겪으며 점차 냉혹한 사업가이자 거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극적으로 묘사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일본 쇼가쿠칸(小学館)의 만화 잡지인 '빅 코믹 스피리츠'에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되었으며, 일본 거품 경제 붕괴 이후의 사회적 분위기와 자본주의의 민낯을 잘 투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1995년에는 간사이 TV 및 후지 TV 계열에서 아카이 히데카즈(赤井英和) 주연의 동명 실사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번역 및 출판되어 성인 극화 및 기업 만화를 선호하는 독자층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한편, 현대 한국 사회 및 스포츠 언론에서 '100억의 사나이'는 프로 스포츠, 특히 KBO 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총액 100억 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스타 선수를 수식하는 명칭으로 널리 쓰인다. 2016년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 100억 원에 계약하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100억의 사나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이대호, 양의지, 김광현 등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 이 기준을 넘어서는 계약을 맺었으며, 이 용어는 해당 선수의 압도적인 기량과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최고의 훈장으로 자리 잡았다.
두 가지 용례는 모두 '1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주는 상징성에 기인한다. 만화에서는 평범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극한의 시련이자 목숨을 걸고 극복해야 할 목표로 작용하며, 스포츠계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최고의 척도이자 영예로 기능한다. 결국 '100억의 사나이'라는 표현은 막대한 자본의 무게를 견디고 그에 걸맞은 능력을 증명해 내는 인물에 대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경외와 관심을 담고 있는 단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