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기밀

《1급기밀》은 2018년 1월 24일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영화로, 한국 영화 최초로 군대 내 방위산업 비리(방산비리)를 전면으로 다룬 사회 고발 범죄 실화극이다.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꾸준히 선보였던 홍기선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국가 안보라는 미명 아래 은폐되어 온 군 수뇌부와 방산업체 간의 부패한 유착 관계를 파헤치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내부고발자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영화의 줄거리는 야전에서 성실하게 군 생활을 해오다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발령받은 박대익 중령(김상경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엘리트 코스에 진입했다는 자부심도 잠시, 대익은 전투기 부품 도입 단가가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져 있고 결함이 있는 부품을 조작하여 통과시키는 등 조직적인 비리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공군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군 수뇌부가 이를 조종사의 과실로 덮으려 하자 대익은 갈등 끝에 탐사보도 전문 기자 김정숙(김옥빈 분)을 찾아가 군의 1급기밀인 방산비리를 폭로하기로 결심한다.

이 작품은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실제 발생했던 굵직한 군 내부고발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아 스토리를 구성했다.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 2002년 공군 대령의 차기 전투기 도입 외압설 폭로, 그리고 2009년 MBC 'PD수첩'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김영수 소령의 계룡대 군납 비리 폭로 사건 등이 서사의 핵심 바탕이 되었다. 영화는 이러한 실제 사건들을 밀도 있게 엮어내어 군사 기밀이라는 방패 뒤에 숨은 권력의 민낯과,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낙인찍고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조직의 폭력성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1급기밀》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 《이태원 살인사건》(2009)을 연출한 홍기선 감독의 사회물 3부작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유작이다. 방산비리라는 민감한 소재 탓에 영화는 기획 단계부터 투자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참여한 스토리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일부 마련하며 극적으로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홍기선 감독은 2016년 12월 영화의 촬영을 모두 마친 직후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이후 이은 대표 등 동료 영화인들이 후반 작업을 마무리하여 개봉하게 되었다.

개봉 당시 상업적 흥행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이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쉽게 건드리기 힘든 방산비리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가의 안위와 정의를 위해 용기를 낸 내부고발자들이 오히려 철저히 고립되고 불이익을 받는 불조리한 현실에 대해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개인의 양심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수작으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