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회 선거는 홍콩의 18개 구역에서 지역 사회의 의사를 반영하고 행정 자문을 수행할 구의원을 선출하는 지방 선거다. 구의회는 홍콩의 정치 체계 내에서 입법권이나 예산 심의권이 없는 순수 자문 기구에 해당하며, 주로 교통, 공공시설 유지, 지역 복지 등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유일하게 직접 선거 요소가 강하게 작용해온 투표였기에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져 왔다.
2019년에 실시된 제6회 구의회 선거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열기 속에서 치러져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선거는 역대 최고치인 71.2%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전체 452개 선거구 중 범민주 진영이 392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두었다. 이는 홍콩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과 국가보안법 추진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심판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었으며, 친중파 진영은 전례 없는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2023년 홍콩 정부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이라는 원칙 아래 구의회 선거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개편된 제도에 따르면 직선제로 선출하는 의석수는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었으며, 대신 행정장관이 임명하는 의원과 정부 산하 위원회가 선출하는 의원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2019년 선거에서 확인된 반정부 성향의 민의가 구의회를 장악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평가받는다.
새로운 선거 제도에서는 후보자 자격 심사 또한 강화되었다. 모든 후보자는 정부 임명 위원들로 구성된 지역위원회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며, 국가안전위원회와 자격심사위원회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야권 성향의 인사들은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해졌으며, 결과적으로 2023년 12월에 치러진 선거에서는 친중파 후보들이 의석을 독점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홍콩 구의회 선거는 과거의 실질적인 민의 수렴 창구로서의 기능을 잃고 관변 단체화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선거의 민주적 요소가 거세된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명했으나, 홍콩 정부와 중국 중앙정부는 지역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행정 집행을 위해 필수적인 개혁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