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로치(Freddie Roach, 1960년 3월 5일 ~ )는 미국의 전직 프로 복서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복싱 트레이너이다. 그는 매니 파퀴아오를 비롯한 수많은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며 현대 복싱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로치는 선수 시절의 경험과 전설적인 트레이너 에디 퍼치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많은 복서들의 기량을 정점에 올려놓았다.
로치의 선수 경력은 1978년에 시작되어 1986년에 마무리되었다. 그는 통산 40승 13패의 기록을 남겼으며 주로 페더급과 라이트급에서 활동했다. 선수 시절 그는 끈기 있는 경기 운영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선수 생활 말년에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치는 자신의 스승인 에디 퍼치의 권유에 따라 은퇴를 결심했고, 이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에 자신의 체육관인 '와일드카드 복싱 클럽(Wild Card Boxing Club)'을 설립했다. 이 체육관은 곧 전 세계 복서들의 성지로 거듭났으며, 로치는 이곳에서 독보적인 미트 트레이닝 기술과 전략적 통찰력을 발휘했다. 로치는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맞춤형 훈련 방식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복싱뿐만 아니라 종합격투기(MMA) 선수들에게도 타격 기술을 전수하며 그 영향력을 넓혔다.
로치의 지도자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성취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와의 만남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파퀴아오를 사상 최초의 8체급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이끌었다. 파퀴아오 외에도 미구엘 코토, 제임스 토니, 오스카 델 라 호야, 조르주 생 피에르 등 수많은 명선수들이 그의 지도를 받았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로치는 미국복싱기자협회(BWAA)가 선정하는 '올해의 트레이너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로치는 파킨슨병이라는 신체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 트레이너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체육관에서 직접 미트를 잡고 선수들을 가르치는 열정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012년에는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헌액되었으며, 그의 삶과 철학은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로서 후대 지도자들에게 중요한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