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Caribbean)는 아메리카 대륙 중앙부에 위치한 카리브해와 그 주변의 섬들, 그리고 인접한 대륙의 연안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 지명이다.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대서양, 서쪽과 남쪽으로는 중앙아메리카 및 남아메리카 대륙과 접해 있다. 지리적으로 카리브 제도는 크게 대앤틸리스 제도, 소앤틸리스 제도, 바하마 제도로 나뉜다. 쿠바, 자메이카, 아이티,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이 포함된 대앤틸리스 제도는 비교적 큰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쪽에서 남쪽으로 활 모양을 그리며 뻗어 있는 소앤틸리스 제도는 수많은 작은 화산섬과 산호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카리브 지역의 역사는 서구 열강의 침략과 식민 지배, 그리고 다양한 문화의 융합으로 점철되어 있다. 원래 이 지역에는 타이노족, 카리브족 등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도달 이후 에스파냐,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인들이 옮겨온 질병과 가혹한 노동으로 인해 원주민 인구는 급감했다. 유럽인들은 사탕수수, 담배, 커피 등 열대 작물의 플랜테이션 농업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막대한 수의 흑인 노예를 강제로 이주시켰다. 또한 17~18세기에는 식민 제국 간의 갈등 속에서 해적 활동이 극성하기도 했다. 19세기 초 아이티가 최초로 독립을 쟁취한 이후, 20세기에 이르러 여러 섬나라가 점진적으로 독립 국가가 되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서구 국가의 해외 영토로 남아 있다.
카리브의 문화는 아메리카 원주민, 유럽 식민주의자, 아프리카 노예, 그리고 훗날 노동자로 이주한 아시아인들의 문화가 복잡하게 섞여 형성된 혼합(크레올) 문화의 특징을 지닌다. 언어는 과거 식민 지배국의 영향에 따라 영어, 에스파냐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며, 각지의 토착어와 결합한 크레올어 역시 널리 쓰인다. 특히 카리브 지역은 세계 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자메이카의 레게(Reggae),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칼립소(Calypso), 쿠바의 살사(Salsa)와 룸바(Rumba) 등은 아프리카의 리듬과 유럽의 악기 및 멜로디가 결합하여 탄생한 대표적인 카리브 음악이다. 종교 역시 가톨릭과 개신교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아프리카 토속 신앙이 융합된 부두교(Voodoo)나 산테리아(Santería) 같은 독특한 혼합 종교가 존재한다.
현재 카리브 지역 경제의 핵심은 관광업이다. 연중 따뜻한 열대 기후, 에메랄드빛 바다, 백사장, 화려한 산호초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크루즈 관광과 리조트 산업이 국가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섬나라가 많다. 농업 역시 전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며 사탕수수, 바나나, 커피, 카카오 등이 주요 수출품이지만, 과거 플랜테이션 시대에 비해 그 비중은 줄어들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처럼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 예외적인 국가도 있으나, 대부분의 카리브 국가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다. 이러한 경제 구조는 외부 경제 충격이나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카리브 지역은 열대 해양성 기후에 속하여 일 년 내내 온화하고 따뜻한 날씨가 유지된다. 계절은 크게 건기와 우기로 나뉘며, 매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허리케인이 발생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기기도 한다. 생태학적으로 카리브해는 지구상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해양 생태계 중 하나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보석산호초 군락인 메소아메리카 보석산호초(Mesoamerican Barrier Reef)를 비롯해 광범위한 산호초 지대와 맹그로브 숲이 조성되어 있어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바닷물 온도 상승에 따른 산호 백화현상, 해양 오염 등이 카리브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