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고스 제도(Chagos Archipelago)는 인도양 중앙부에 위치한 60여 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몰디브에서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지점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가장 큰 섬인 디에고가르시아를 비롯해 7개의 주요 환초가 군도를 형성한다. 지리적으로는 차고스-라카디브 해령의 남단에 해당하며, 전형적인 열대 기후와 함께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현대 역사에서 챠고스 제도는 18세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814년 파리 조약에 의해 영국의 영토가 되었다. 영국은 이 제도를 모리셔스의 부속 도서로 관리해 왔으나, 1965년 모리셔스의 독립을 앞두고 해당 지역을 분리하여 '영국령 인도양 영토(BIOT)'를 창설했다. 이는 냉전 시대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려던 미국의 필요와 영국의 이해관계가 결합된 결과였다.
1967년부터 1973년 사이, 영국 정부는 군사 기지 건설을 위해 챠고스 제도에 거주하던 원주민인 샤고시안(Chagossians) 약 2,000명을 강제로 이주 시켰다. 이들은 주로 모리셔스와 세이셸 등으로 추방되었으며, 본래의 거주지로 돌아갈 권리를 상실한 채 빈곤한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이후 디에고가르시아 섬에는 대규모 미군 기지가 건설되었으며, 이는 중동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미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되어 왔다.
강제 이주당한 주민들과 모리셔스 정부는 수십 년간 영국의 점유가 불법임을 주장하며 국제 사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2019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영국의 챠고스 제도 점유가 국제법상 불법이며, 영토를 모리셔스에 반환해야 한다는 권고적 의견을 냈다. 같은 해 유엔 총회에서도 영국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영국의 점유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이 거세졌다.
2024년 10월, 영국 정부는 오랜 협상 끝에 챠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합의에 따라 전체 군도의 주권은 모리셔스로 넘어가게 되지만, 디에고가르시아의 미군 기지는 향후 99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영국이 관할권을 유지하는 예외 조항이 마련되었다. 이로써 반세기를 넘긴 영유권 분쟁은 법적·정치적 해결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