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Zhuul)은 마사다 타카시의 라이트 노벨 및 비주얼 노벨 시리즈인 '신좌만상 시리즈'에 등장하는 존재로, 제4좌 '영겁회귀(에이엔 노 카이키)'의 신격인 '수은의 뱀(메르쿠리우스)'이 자신의 의지를 실행하기 위해 만들어낸 분신이자 그림자이다. 그는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수은의 법이 지배하는 세계관 내에서 그 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집행자로서의 성격을 띤다. 시리즈 전반에 걸쳐 그는 수은의 뱀을 대신하여 사건에 개입하거나, 신좌의 교체 시기에 나타나 시나리오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성창 13 기사단의 위계 제2위로 설정되어 있으며, 흔히 '마왕' 또는 '수은의 그림자'라고 불린다. 외형적으로는 황금의 기사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와 유사한 모습을 취하거나 어린 소년의 형태를 띠기도 하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본체인 메르쿠리우스의 투영이다. 줄은 자아를 가지고 활동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철저히 수은의 뱀의 갈망인 '미지의 결말을 보고 싶다'는 목적에 귀속되어 움직인다. 따라서 그는 독립된 인격체라기보다 세계라는 무대의 연출가이자 배우에 가깝다.
권능 면에서 줄은 본체인 수은의 뱀으로부터 유래한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수은의 법이 유효한 우주 내에서는 불사성을 지니며, 시간을 되돌리거나 인과를 조작하는 수은의 법을 일부 행사할 수 있다. 특히 《Dies irae》에서는 라인하르트의 자리를 대신 채우거나 그를 현현시키기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며, 주인공 일행에게 극복해야 할 거대한 벽으로 군림한다. 그의 존재 자체가 영겁회귀라는 시스템의 일부이기에, 그를 소멸시키는 것은 곧 그 세계의 법칙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난이도를 지닌다.
후속작인 《신령묘전 카지리카무이카구라》에서는 구세대의 잔재로서 등장하여 신세대의 신들과 대립한다. 여기서는 '동정(胴)의 서쪽'을 담당하는 숙업의 괴물로서 나타나며, 과거의 영광과 질서를 대변하는 수호자로 묘사된다. 줄은 신좌만상 시리즈를 관통하는 '운명에 대한 저항'과 '반복되는 역사의 굴레'라는 주제를 시각화한 존재다. 그는 끝없이 반복되는 회귀 속에서 변화를 갈구하면서도 동시에 그 회귀를 완성시키는 모순적인 위치에 서 있는 캐릭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