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퍼트위

존 데번 롤런드 퍼트위(John Devon Roland Pertwee)는 1919년 7월 7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배우이자 코미디언이다. 그는 배우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는 극작가였으며 형 또한 배우로 활동했다. 왕립연극학교(RADA)에서 수학했으나 엄격한 규율에 적응하지 못해 퇴학당한 이력이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영국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정보국 소속으로 근무하던 중 침몰하는 함선에서 생존하는 등 극적인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전쟁 후에는 라디오 코미디 프로그램 '더 네이비 라크(The Navy Lark)'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퍼트위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1970년부터 1974년까지 영국 BBC의 SF 드라마 '닥터후(Doctor Who)'에서 주인공인 제3대 닥터 역을 맡은 것이다. 그는 전임자인 패트릭 트라우턴의 뒤를 이어 시리즈 최초로 컬러 방송 시대를 열었다. 그가 연기한 닥터는 지구에 유배된 설정이었기 때문에, 주로 군사 조직 UNIT과 협력하여 외계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시기에 닥터의 영원한 숙적인 '마스터'가 처음으로 등장하여 극의 갈등 구조를 확립했다.

3대 닥터로서 퍼트위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댄디'하고 '액션 지향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는 화려한 벨벳 재킷과 주름 장식이 달린 셔츠를 입었으며, '베누스식 합기도(Venusian Aikido)'라는 가상의 무술을 사용해 적을 제압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또한, 그는 기계 공학에 해박한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고전 자동차인 '베시(Bessie)'나 미래형 탈것인 '후모빌(Whomobile)'을 직접 운전하며 활동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이러한 변화는 닥터를 지적인 탐구자에서 강인한 행동가로 변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닥터후' 하차 이후 퍼트위는 1979년부터 1981년까지 방영된 어린이 드라마 '워젤 거미지(Worzel Gummidge)'에서 주연인 살아있는 허수아비 역을 맡아 또 다른 전성기를 누렸다. 그는 이 역할을 위해 매일 장시간의 분장을 견뎌내며 독창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이 작품은 영국 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성우로서도 활발히 활동하여 '슈퍼테드(SuperTed)'와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존 퍼트위는 1996년 5월 20일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닥터후' 시리즈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던 시기에 주연을 맡아 컬러 방송 전환과 시청률 반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는다. 그의 아들인 숀 퍼트위 또한 배우로 활동하며 가문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퍼트위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들에 깊은 애정을 보였던 배우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