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조혜연(趙惠連)은 대한민국의 바둑 기사로, 1985년 6월 7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태어났다. 1997년 만 11세 11개월의 나이로 프로에 입단하며 당시 한국 여성 바둑계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웠다. 이는 조훈현, 이창호에 이어 한국 바둑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입단한 기록이기도 하다. 입단 직후부터 천재적인 기량을 선보인 그녀는 2010년 한국 여성 기사 중 네 번째로 입신(入神·9단의 별칭)의 반열에 올랐다.

그녀의 프로 경력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과는 세계 최강의 여성 기사로 군림하던 루이나이웨이 9단의 독주를 저지한 것이다. 2003년 제9기 여류국수전 결승에서 루이나이웨이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여성 바둑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후 여류명인전 등 여러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듭하며 한국 여성 바둑의 전성기를 이끄는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바둑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위 선양에도 기여했다.

바둑 기풍 면에서는 두터움과 실리를 겸비한 정통파로 분류된다. 수 읽기가 정교하고 형세 판단이 뛰어나 중반 이후의 운영에서 강점을 보인다. 바둑 실력 외에도 학업에 열중하여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이러한 어학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바둑 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어로 된 바둑 교재를 집필하거나 국제 대회에서 영어 해설을 맡는 등 바둑의 세계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조혜연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대국 임하는 자세에서도 명확히 드러냈다. 개신교 신자로서 일요일 대국을 거부하는 원칙을 고수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이는 한국기원 대국 규정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한 바둑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연구와 교육에 접목하는 선구적인 시도를 지속해 왔다. 2021년에는 동료 프로 기사인 박병규 9단과 결혼하며 국내 네 번째 프로 기사 부부가 되었다.

현재 그녀는 프로 기사 활동과 더불어 바둑 교육 사업가 및 저술가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둑 학원을 운영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바둑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여성 바둑의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인물로서, 그녀가 쌓아온 업적과 활동은 후배 여성 기사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