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2021년 2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과 뉴욕의 레인보우 룸에서 이원 생중계 방식으로 개최되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매년 영화와 텔레비전 분야의 우수한 작품과 인물을 선정하여 시상한다. 이번 시상식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평소보다 약 두 달 정도 늦게 열렸으며, 진행자인 티나 페이와 에이미 폴러가 각각 동부와 서부에서 나누어 진행을 맡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영화 부문에서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클로이 자오 감독은 골든 글로브 역사상 감독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이자 아시아계 여성으로서는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가져갔으며, 고(故) 채드윅 보스만은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사후 수상하며 많은 이들의 추모를 자아냈다.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러나 '미나리'가 미국 자본이 투입되고 미국인 감독이 연출한 미국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라는 규정에 따라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된 점은 당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골든 글로브의 보수적인 규정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종 차별적 시각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텔레비전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영국 왕실의 이야기를 다룬 '더 크라운'은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남녀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또한 체스를 소재로 한 '퀸스 갬빗'은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테드 래소'와 '시트 크릭' 등이 각각 코미디 부문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강세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시상식은 화려한 수상 소식 이면에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의 폐쇄성과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이기도 했다. 시상식 개최 전부터 협회 회원 중 흑인 기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양성 결여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시상식 도중 협회 관계자들이 개선을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는 이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대한 보이콧 운동과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