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호너(James Horner, 1953~2015)는 미국의 영화 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그는 감성적인 멜로디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합창과 전자 음악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켈틱 음악 요소와 특유의 '위험 모티프(Danger Motif)'를 자신의 작품에 자주 삽입하며 독창적인 음악적 색채를 구축하였다.
호너는 1953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런던 왕립 음악 대학에서 공부한 후 남가주 대학교(USC)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에서 음악 이론과 작곡으로 학위를 받았다. 초창기에는 저예산 영화의 음악을 맡으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으나, 1982년 영화 '스타 트렉 2: 칸의 분노'의 음악을 맡으며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바탕으로 서사적인 깊이를 더하는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성취는 1997년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오케스트라 영화 음악 앨범으로 기록되었다. 호너는 이 작품으로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My Heart Will Go On')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가을의 전설', '브레이브하트', '아폴로 13' 등 수많은 명작에서 청중의 감동을 자아내는 선율을 선사했다.
제임스 호너는 감독 제임스 카메론과의 긴밀한 협업으로도 유명하다. '에이리언 2'를 시작으로 '타이타닉', 그리고 2009년의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특히 '아바타'에서는 나비족의 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악기와 언어를 결합한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이외에도 론 하워드, 장 자크 아노 등 세계적인 감독들과 꾸준히 작업하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2015년 6월, 제임스 호너는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하던 중 추락 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그의 유작으로는 영화 '사우스포'와 '매그니피센트 7' 등이 있으며, 그의 음악적 유산은 여전히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는 복잡한 기술보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멜로디의 힘을 믿었던 작곡가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