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협은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서 하급 경찰 공무원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전국순경협의회'의 약칭이다. 1988년 민주화 열기 속에서 경찰 내부의 부조리를 척결하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해 일선 순경들이 주축이 되어 조직되었다. 1989년 6월 경남 마산에서 박근직 순경을 중심으로 결성 선언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한국 경찰 역사상 최초의 집단적인 내부 개혁 운동이자 권익 보호 단체의 출범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순협의 핵심 요구 사항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과 민주적인 경찰 제도의 확립이었다. 당시 경찰은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동원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으며, 조직 내부에서는 상명하복의 경직된 문화와 하위직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만연했다. 전순협은 경찰이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의 지팡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무부 산하의 치안본부를 독립된 경찰청으로 승격시킬 것과 하위직 경찰관의 근무 조건 개선 및 노동기본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당시 정부와 경찰 수뇌부는 전순협의 활동을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공무원의 단체 행동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를 들어 주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징계와 파면 조치를 단행했다. 전순협을 주도했던 박근직 순경을 비롯한 수십 명의 경찰관이 직위 해제되거나 구속되었으며, 조직은 정부의 물리적 압박과 내부 탄압으로 인해 공식적인 활동을 지속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순협은 비록 조직적인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채 해체되었으나, 한국 경찰사에 남긴 족적은 매우 크다. 이들의 활동은 이후 1991년 경찰청 발족과 경찰법 제정 등 경찰의 제도적 독립 논의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하위직 경찰관들의 인권과 처우 개선 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조직 내 민주화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이는 훗날 2020년대에 이르러 '경찰직장협의회'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하위직의 목소리가 조직 운영에 반영되는 토대를 마련한 선구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