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러스

'저글러스'는 2017년 12월 4일부터 2018년 1월 23일까지 KBS 2TV에서 방영된 16부작 월화드라마이다. 이 작품은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 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제목인 '저글러스'는 양손과 양발로 수십 가지 일을 하면서도 보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줄 아는 전천후 비서 군단을 일컫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백진희가 연기한 좌윤이는 YB그룹 영상사업부의 비서로, 보스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능력을 갖추었으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대기 발령 상태에 처했다가 남치원의 비서로 복귀하는 인물이다. 최다니엘이 맡은 남치원은 YB그룹 영상사업부의 상무로,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인간관계에 철벽을 치며 혼자만의 시간을 고집하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는 상사와 비서라는 관계 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주연 배우들 외에도 강혜정과 이원근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강혜정은 15년 차 전업주부에서 동생의 신분으로 위장 취업한 신입 비서 왕정애 역을 맡아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함과 진정성 있는 보좌관의 모습을 연기했다. 이원근은 YB그룹의 사고뭉치 재벌 3세이자 이사인 황보 율 역을 맡아 철부지 같으면서도 따뜻한 심성을 가진 인물의 성장을 표현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저글러스'는 비서라는 직업군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며 그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과 전문성을 세밀하게 다루었다. 단순한 연애 이야기에만 치중하지 않고 직장 내 갑질, 사내 정치,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문제 등 현대 사회의 단면을 풍자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또한 주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조연들의 감초 같은 활약이 어우러져 방영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작품 전반에 걸쳐 흐르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는 오피스물 특유의 긴장감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보스와 비서의 전형적인 관계를 뒤집어, 집주인과 세입자라는 설정으로 엮이는 반전 요소는 극의 재미를 더하는 장치로 활용되었다. 결과적으로 '저글러스'는 각 인물이 지닌 결핍을 서로를 통해 채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위로와 대리 만족을 선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