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린(岡本 倫)은 일본의 만화가이자 전직 게임 제작자이다. 와카야마현 출신으로, 과거 반다이(현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하며 게임 개발에 참여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2년 주간 영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엘펜리트'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만화가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며, 이후 잔혹한 묘사와 서정적인 비극이 공존하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품 스타일은 극단적인 폭력성 및 신체 훼손과 이를 대비시키는 귀여운 화풍의 미소녀 캐릭터들로 요약된다. 흔히 '모에' 계열로 분류될 법한 캐릭터들이 겪는 처절한 고통과 비극적인 운명을 다루는 데 능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강렬한 정신적 충격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과학적 설정이나 초자연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인간의 본성, 차별, 소외된 존재의 구원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탐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표작인 '엘펜리트'는 돌연변이 인류인 '디클로니우스'와 인간 사이의 갈등과 증오를 다룬 작품으로, 애니메이션화되어 서구권에서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후 연재한 '극흑의 브륀힐트' 역시 인체 실험과 시한부 인생이라는 가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SF 서스펜스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들 작품은 공통적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전개를 특징으로 한다.
2017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패러렐 파라다이스'에서는 기존의 다크 판타지 요소에 높은 수위의 성인용 콘텐츠를 결합하며 장르적 변화를 시도했다. 여성만 존재하는 이세계라는 설정을 통해 성적인 욕망과 생존이라는 테마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도, 특유의 잔혹함과 미스터리한 복선을 유지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작가가 가진 자극적인 소재 활용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카모토 린은 인체 비례나 작화의 정교함 측면에서 종종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이를 상쇄하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과 자극적인 연출력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잔인함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 간의 처절한 유대와 상실감을 깊이 있게 다루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 일본 만화계에서 서브컬처의 극단적인 단면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가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