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부티크》는 2019년 9월 18일부터 11월 28일까지 SBS에서 방영된 16부작 수목 드라마이다. 허선희 작가가 집필하고 박형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선아, 장미희, 박희본, 고민시, 김재영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드라마는 강남 목욕탕 세신사에서 정재계 막후 실세로 성장한 제니 장이 국제도시개발사업이라는 황금알을 손에 쥐고 재벌 가문인 데오가(家)의 여제 자리를 노리는 과정을 그린 '레이디스 느와르' 장르의 작품이다. 권력, 복수, 생존을 향한 여성들의 치열한 암투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주인공 제니 장(본명 장도영)은 과거 데오가의 진정한 후계자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성장한 비극적인 서사를 가진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데오가에 입성하여 총수 김여옥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하고, 외면상으로는 화려한 의류 매장이지만 실상은 상류층의 은밀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로비 창구인 'J 부티크'를 운영한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자신과 가족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김여옥에게 복수하고 빼앗긴 데오가의 주인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데오그룹의 회장 김여옥은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대립 인물로, 욕망을 위해서라면 천륜도 저버릴 수 있는 냉혹한 인물이다. 그녀는 과거의 비밀을 덮고 가짜 신분으로 데오가의 안주인이 되었으며, 현재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친자식들조차 도구로 이용한다. 제니 장과 김여옥 사이의 팽팽한 심리전과 권력 쟁탈전은 극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또한, 김여옥의 딸 위예남은 제니 장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끊임없이 대립하며 사건을 복잡하게 만드는 인물로 묘사된다.
극의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인물로는 이현지와 윤선우가 있다. 이현지는 실종된 어머니를 찾기 위해 제니 장의 복수극에 합류한 아마추어 바둑 기사로, 뛰어난 수 읽기 능력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조력자이다. 윤선우는 제니 장과 보육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동생이자 변호사로, 그녀를 향한 순애보적인 헌신과 더불어 그녀의 복수를 뒤에서 묵묵히 돕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이들은 단순한 조연을 넘어 각자의 서사를 지니며 드라마의 입체감을 더한다.
《시크릿 부티크》는 화려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남성 중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느와르 장르를 여성 캐릭터들의 주체적인 욕망과 지략 싸움으로 풀어내어 차별화를 꾀했다. 국제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거대 카르텔의 비리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협력의 과정은 인간 본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방영 당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여성 중심 서사의 가능성을 확장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