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마치코(曽我町子, 1938~2006)는 일본의 배우이자 성우로, 특히 특촬물 시리즈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특촬물의 여왕' 혹은 '악역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도쿄도 출신인 그녀는 독특한 음색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어린이 프로그램부터 성인 대상 드라마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특히 슈퍼전대 시리즈와 메탈 히어로 시리즈 등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특촬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 소가 마치코는 성우로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196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 '오바케의 Q타로'에서 주인공 Q타로의 목소리를 맡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목소리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으며, 이후 여러 애니메이션과 인형극에서 목소리 연기 활동을 이어가며 연기력의 기초를 다졌다.
그녀의 진면목이 드러난 분야는 단연 실사 특촬물이었다. '전자전대 덴지맨'과 '태양전대 선발칸'의 헤드리아 여왕, '공룡전대 쥬레인저'의 마녀 판도라, '마법전대 마지레인저'의 천공대성 마지엘 등 수많은 작품에서 전설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녀는 단순히 평면적인 악당에 그치지 않고, 기괴하면서도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유머러스한 면모를 캐릭터에 부여했다. 화려한 의상과 짙은 분장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화면을 장악하는 그녀의 연기는 슈퍼전대 시리즈 역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소가 마치코의 영향력은 일본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공룡전대 쥬레인저'가 미국으로 수출되어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로 재탄생했을 때, 그녀가 연기한 마녀 판도라의 영상이 그대로 사용되면서 미국판의 메인 악역인 '리타 레풀사'로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었다. 비록 목소리는 현지 성우가 더빙했으나, 그녀의 표정 연기와 몸짓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공포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이는 일본 특촬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데 기여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말년에는 연기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 상점을 운영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친근한 행보를 보였다. 2006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마법전대 마지레인저'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사후에도 많은 후배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팬들이 그녀를 기리고 있으며, 소가 마치코라는 이름은 일본 특촬물 역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상징적인 인물로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