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은 조선 제4대 국왕인 세종의 재위 기간(1418년 8월~1450년 2월) 동안의 국정 운영과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연대기이다. 정식 명칭은 《세종장헌대왕실록》이며, 총 163권 154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전체 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방대하며, 국보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포함된다. 조선 전기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군사 등 다방면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사료로 평가받는다.
편찬 작업은 세종이 승하한 뒤인 1452년(문종 2년) 2월에 춘추관에서 시작되었다. 당초 문종 대에 편찬이 시작되었으나 문종이 일찍 승하함에 따라 단종 즉위 후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되어 1454년(단종 2년) 3월에 완성되었다. 감춘추관사 황보인, 김종서와 지춘추관사 정인지 등이 편찬 책임을 맡았으며, 사관들이 작성한 사초와 관청의 기록인 시정기 등을 바탕으로 엄격한 교열 과정을 거쳤다. 세종 시대는 조선의 문물이 융성하고 국가 기틀이 확립된 시기였으므로 기록해야 할 사안이 매우 많아 편찬에 상당한 공력이 투입되었다.
《세종실록》의 가장 독보적인 특징은 다른 왕들의 실록과 달리 본문 기록 외에 다양한 전문 자료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권128부터 권163까지는 <오례>, <악보>, <지리지>, <칠정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세종실록지리지>는 당시 전국의 인문 지리 정보와 호구 수, 토산물 등을 상세히 담고 있어 독도 영유권을 비롯한 현대의 역사적 쟁점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또한 <악보>와 <오례>는 당대의 음악 정비 과정과 국가 의례의 체계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서, 조선 초기 유교 문화가 어떻게 정착되었는지를 실증한다.
내용 면에서는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 측우기와 자격루 등 과학 기구의 발명, 4군 6진 개척을 통한 영토 확장, 대마도 정벌, 공법(조세 제도)의 확립 등 세종 대의 괄목할 만한 업적들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단순한 사건의 나열을 넘어 왕과 신하들이 정책을 논의하는 경연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려 있어, 세종의 민본주의 통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집현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학술 활동과 편찬 사업의 경과도 기록되어 있어 조선 초기 문화의 황금기를 증명하는 보고이다.
간행 당시 《세종실록》은 금속활자로 인쇄되었으며, 세종 때 주조된 경자자와 갑인자가 혼용되어 사용되었다. 완성된 실록은 춘추관, 충주, 성주, 전주 등 4대 사고에 분산 보관되어 전란이나 화재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였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일부 사고의 실록이 소실되는 위기가 있었으나,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복간 및 재인쇄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온전히 전해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국역 및 디지털화 작업이 완료되어 전문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쉽게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