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이바노비치 푸르갈(Sergei Ivanovich Furgal)은 러시아의 정치인이자 전 하바롭스크주 주지사이다. 1970년 아무르주 포야르코보에서 태어난 그는 의학을 전공한 뒤 의사로 활동하다가 1990년대 후반 고철 거래 사업에 투신했다. 2005년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에 입당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러시아 연방하원(국가두마) 의원을 지내며 중앙 정계에서 활동했다.
푸르갈은 2018년 하바롭스크주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를 받던 집권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뱌체슬라프 슈포르트 후보를 결선 투표 끝에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주지사 취임 이후 그는 관용 요트 매각, 고위 공무원의 특권 축소, 학교 급식 질 개선 등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시행하며 지역 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확보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푸르갈을 전격 체포했다. 수사 당국이 제기한 혐의는 그가 정계 입문 전인 2004년과 2005년에 발생한 경쟁 기업인 살인 및 살인 미수 사건을 배후에서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푸르갈은 즉시 모스크바로 압송되었으며, 푸틴 대통령은 '신뢰 상실'을 이유로 그를 주지사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대해 푸르갈과 그의 지지자들은 해당 혐의가 야권 성향의 인기 정치인을 제거하기 위한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푸르갈의 체포는 하바롭스크를 비롯한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그의 석방과 공정한 재판을 요구했으며, 이는 수개월 동안 매주 주말마다 지속되었다. 이 시위는 단순히 푸르갈 개인에 대한 지지를 넘어, 중앙 정부의 지방 자치 개입에 대한 불만과 크렘린궁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저항의 성격을 띠었다. 러시아 정부는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며 강경 대응과 회유책을 병행했다.
2023년 2월, 러시아 법원은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근거로 푸르갈에게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푸르갈은 재판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에게 씌워진 죄목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러시아 내부의 사법 체계와 정치적 반대파 처우 문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현재 푸르갈은 수감 중이며, 그의 체포와 판결은 러시아 지방 정치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