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명당

사회혁명당(Партия социалистов-революционеров, PSR)은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주요 사회주의 정당이다. 1902년에 창당된 이 정당은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인민주의(나로드니키) 전통을 계승하며 결성되었다. 이들은 차르 체제를 전복하고 민주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러시아 혁명기 동안 볼셰비키와 경쟁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농민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러시아 최대의 혁명 정당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핵심 이데올로기는 ‘토지 사회화’를 바탕으로 한 농업 사회주의였다. 사회혁명당은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과 달리, 도시 노동자뿐만 아니라 농민을 혁명의 주체로 보았다. 이들은 모든 토지를 국유화하거나 사유화하는 대신, 농민 공동체가 관리하고 경작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또한, 초기에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 관료에 대한 테러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전투 기구(Боевая организация)를 운영하기도 했다.

1917년 2월 혁명 이후 사회혁명당은 러시아 정치의 중심에 섰다. 이들은 임시정부에 참여하며 연합 정권을 구성했고, 당원이었던 알렉산드르 케렌스키는 임시정부의 수장이 되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지속 여부와 토지 개혁의 실행 시기를 두고 당 내부는 온건파인 우파와 급진파인 좌파로 심각하게 분열되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대중의 지지를 점차 약화시켰으며, 조직력을 앞세운 볼셰비키에게 정국 주도권을 내주는 원인이 되었다.

1917년 10월 혁명 직후 실시된 제헌의회 선거에서 사회혁명당은 약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1당이 되었다. 하지만 볼셰비키는 자신들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제헌의회를 강제로 해산했다. 이후 사회혁명당 좌파는 잠시 볼셰비키 정권에 참여했으나,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 체결에 반대하며 결별했다. 러시아 내전기를 거치며 당 지도부와 당원 대다수가 반볼셰비키 운동에 가담하거나 숙청되었고, 1920년대 초반에 이르러 조직이 완전히 와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