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디즘(Sadism)은 타인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굴욕감, 수치심을 느끼게 함으로써 성적 쾌락이나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성향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18세기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사드는 자신의 문학 작품을 통해 가학적인 성적 행위와 잔혹성을 묘사하였으며, 이후 19세기 독일의 정신과 의사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에빙이 그의 이름을 따서 이 용어를 학술적으로 정립하였다. 사디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사디스트라고 부르며, 이는 단순한 성적 취향을 넘어 타인에 대한 지배와 억압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심리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현대 심리학과 의학계에서 사디즘은 여러 관점으로 분류되어 연구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0)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은 이를 '성적 사디즘 장애(Sexual Sadism Disorder)'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타인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얻는 성적 흥분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합의하지 않은 타인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칠 때 진단된다. 과거에는 '사디즘적 인격 장애'라는 진단명이 논의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독립적인 인격 장애보다는 특정 성적 기호나 반사회적 성향의 일부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사디즘의 핵심적인 심리 기제는 권력과 통제에 대한 욕구이다. 사디스트는 상대방을 자신의 의지대로 굴복시키고 조종하는 과정에서 강한 전능감을 느낀다. 이러한 성향은 피해자가 고통을 표현하거나 저항할 때 더욱 강화되는 특징이 있으며, 상대의 무력함은 사디스트에게 자아 확장과 만족감을 부여한다. 최근에는 임상적 수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며 미묘한 즐거움을 느끼는 성향을 '일상적 사디즘(Everyday Sadism)'으로 명명하여 연구하기도 한다. 이는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와 함께 어두운 성격 특성의 하나로 다루어진다.
성적인 맥락에서 사디즘은 마조히즘(Masochism)과 대조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이를 합쳐 사도마조히즘(Sadomasochism) 또는 BDSM이라는 하위문화적 용어로 지칭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성인 간의 자발적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가학적 행위는 병리적인 사디즘과 구별된다. 합의된 관계에서의 사디즘은 안전(Safe), 제정신(Sane), 합의(Consensual)라는 원칙 아래 수행되는 일종의 역할극 성격을 띠며, 이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일방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범죄적 사디즘과는 엄격히 차별화된다.
사디즘적 성향은 사회적 위계 구조 내에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위험이 있다. 군대, 학교, 직장 등 권력 관계가 명확한 집단 내에서 발생하는 가혹 행위나 괴롭힘 중 일부는 사디스트적 충동에서 기인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때로 기강 확립이나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되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타인의 고통을 수단으로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범죄 심리학에서는 연쇄 살인이나 잔혹 범죄의 동기를 분석할 때 범죄자의 사디즘적 성향을 중요한 변인으로 파악하여 수사와 프로파일링에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