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2세(바벨 2세)

바벨 2세》는 일본의 만화가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창작한 SF 초능력 액션 만화이다. 1971년부터 1973년까지 아키타 쇼텐의 ‘주간 소년 챔피언’에서 연재되었으며, 일본 만화사에서 초능력 배틀물의 기틀을 마련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대 외계인이 지구에 남긴 유산과 그 후계자의 투쟁을 다루는 이 작품은 치밀한 설정과 긴박한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카미야 고이치가 어느 날부터 의문의 목소리에 이끌리며 시작된다. 고이치는 사막 한가운데 솟아 있는 바벨탑으로 인도되어 자신이 먼 과거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바벨’의 후계자임을 깨닫는다. 그는 바벨탑의 거대한 컴퓨터로부터 지식과 강력한 초능력을 전수받아 ‘바벨 2세’로서 각성하며,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의 초능력자 요미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한 고독한 싸움을 시작한다.

바벨 2세를 보좌하는 ‘세 마리의 부하’는 이 작품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요소이다.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검은 표범 모양의 변신 생명체 ‘로뎀’, 입에서 초음파를 발사하며 하늘을 나는 거대한 괴조 ‘로프로스’, 그리고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수중용 거대 로봇 ‘포세이돈’이 그들이다. 이들은 바벨 2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주인공의 부족한 물리적 전력을 보충하고 다양한 전략적 전투를 가능하게 한다.

주인공의 숙적인 요미는 바벨 2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그 역시 바벨의 피를 이어받았으나 자격 시험에서 탈락한 불완전한 후계자이다. 요미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비밀 조직과 막강한 과학력을 동원해 바벨 2세를 압박하며, 단순히 선과 악의 구도를 넘어 두 초능력자 간의 치열한 지략 대결을 보여준다. 요미는 여러 차례 죽음의 위기를 넘기며 부활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여 만화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악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바벨 2세》는 이후 등장한 수많은 서브컬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세 마리의 부하’ 설정이나 초능력을 활용한 연출 기법은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의 기묘한 모험》 등에 영감을 주었다. 1973년 TV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제작된 이후 1992년 OVA, 2001년 신규 TV 시리즈 등 여러 차례 영상화되었으며, 원작자인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후속작인 《그 일족의 모의》를 통해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