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호라이즌》(Lost Horizon)은 1933년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턴이 발표한 모험 소설이자 환상 문학 작품이다. 이 소설은 서양 문화권에서 지상 낙원이나 이상향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샹그릴라(Shangri-La)'라는 가상의 장소를 세상에 처음 알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출간 이듬해인 1934년에 호손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고, 대중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1939년 포켓 북스(Pocket Books)가 출범할 때 첫 번째 페이퍼백(Paperback)으로 발행되어 출판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소설의 배경은 1931년, 정세가 불안정한 인도의 바스쿨 지역이다. 폭동을 피해 영국 영사 휴 콘웨이, 부영사 맬린슨, 미국인 사업가 바너드, 선교사 브링클로 등 네 명의 서구인이 소형 비행기를 타고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비행기는 정체불명의 조종사에 의해 납치되어 항로를 이탈하고, 결국 티베트의 험준한 쿤룬산맥 깊은 곳에 불시착한다. 조종사는 사망하고 고립된 일행은 창(Chang)이라는 인물의 인도를 받아 눈 덮인 카라칼산 아래 숨겨진 미지의 계곡, 샹그릴라 라마 사원으로 들어간다.
샹그릴라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으로, 험한 산악 지형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기후와 풍요로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사회는 '중용'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으며, 서구 사회의 경쟁이나 속도전과는 거리가 먼 평화롭고 절제된 삶을 영위한다. 콘웨이는 이곳의 실질적 지배자인 하이 라마(High Lama)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수백 년 전 이곳에 당도한 가톨릭 선교사 페로 신부였다. 샹그릴라의 특수한 환경은 인간의 노화를 극도로 지연시켜 주민들이 수명을 초월해 장수하게 만든다는 비밀이 밝혀진다.
작품의 주제 의식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에 만연했던 허무주의와 다가올 전쟁에 대한 공포와 맞닿아 있다. 하이 라마는 머지않아 전 세계적인 전쟁이 발발하여 문명이 파괴될 것을 예견하고, 샹그릴라가 인류의 지혜와 예술, 문화를 보존하여 훗날 새로운 문명의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 콘웨이는 이러한 샹그릴라의 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안식을 느끼지만, 현실 세계로 돌아가려는 동료들과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게 된다.
《로스트 호라이즌》은 단순한 모험 소설을 넘어 동양의 신비주의와 서양의 문명 비판을 결합한 유토피아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소설의 대성공으로 '샹그릴라'라는 단어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되었으며,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의 이름을 샹그릴라(현 캠프 데이비드)로 명명하기도 했다. 1937년 프랭크 카프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큰 인기를 끌었으며, 현대인들이 꿈꾸는 정신적 도피처와 영원한 삶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