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섀그스(The Shaggs)는 1968년 미국 뉴햄프셔주 프리몬트에서 결성된 3인조 여성 록 밴드이다. 멤버는 도로시 '닷' 위긴(보컬, 리드 기타), 베티 위긴(리듬 기타, 백킹 보컬), 헬렌 위긴(드럼) 세 자매로 구성되었다. 이 팀의 결성은 자매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그들의 아버지인 오스틴 위긴의 강권에 의해 이루어졌다. 오스틴은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손금을 보고 예언했던 "아들이 미래에 유명한 걸그룹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말을 맹신하여, 딸들에게 학교 교육 대신 악기 연습과 작곡에 전념할 것을 강요했다.
1969년 이들은 유일한 정규 앨범인 'Philosophy of the World'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대중음악의 전통적인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특하고 기괴한 음악적 구조로 유명하다. 자매들은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상태였기에, 서로 맞지 않는 박자와 불협화음으로 가득한 기타 선율, 그리고 일상적이고 순진한 가사가 결합된 전례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당시 녹음을 담당했던 엔지니어들은 이들의 무질서한 연주에 당혹감을 표했으나, 오스틴 위긴은 딸들의 연주가 완벽하다며 녹음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매 당시 이 앨범은 처참한 상업적 실패를 겪었다. 제작된 1,000장의 LP 중 900장이 배급업자의 잠적으로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대중과 평단의 반응 또한 냉담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이들의 음악은 '아웃사이더 아트'의 전형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음악가 프랭크 자파(Frank Zappa)는 이들을 "비틀즈보다 낫다"고 극찬하며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곡을 소개했고, 너바나의 커트 코번(Kurt Cobain) 역시 자신의 인생 앨범 순위에 이들의 데뷔작을 포함시켰다. 이러한 명사들의 지지에 힘입어 1980년대에 앨범이 재발매되면서 전 세계적인 컬트적 인기를 얻게 되었다.
1975년 아버지 오스틴 위긴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밴드는 자연스럽게 해체되었다. 자매들은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각자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으나, 더 섀그스의 음악은 현대 음악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사례 중 하나로 남았다. 평론가들은 이들의 음악을 '나이브 아트(naïve art)'의 결정체로 평가한다. 기술적인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음악적 관습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창의성과 독창적인 리듬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은 아방가르드함은 후대 인디 록과 펑크 록 음악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오늘날 더 섀그스는 대중음악 산업의 정형화된 틀에 의문을 던지는 상징적인 존재로 기억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지만 가장 독창적인 밴드'라는 이질적인 칭호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비록 자매들은 강압적인 환경에서 원치 않는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나, 그들이 남긴 결과물은 인위적인 가공 없이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