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은 조선 선조 때의 학자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가 1589년(선조 22)에 편찬한 백과사전적 운서(韻書)이다. 총 20권 20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역사, 지리, 인물, 문학, 동식물 등 방대한 분야의 지식을 망라하고 있다. 중국의 지식 체계를 따르지 않고 우리나라 고유의 사료를 독자적인 체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된다.
편찬 형식은 중국 원나라의 음시부가 편찬한 『운부군옥』의 체제를 본떠, 표제어를 한자의 끝 음인 운(韻)의 순서에 따라 배열하였다. 이는 당시 지식인들이 한시를 짓거나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 때 용이하도록 설계된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지식을 다룬 최초의 대규모 운부라는 의미를 담아 서명에 '대동(大東)'을 붙였으며, 이는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다.
수록 범위는 단군 조선부터 편찬 당시인 조선 선조 대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포괄한다. 지리, 성씨, 인물, 효자, 열녀, 선불(仙佛), 궁실, 관직, 초목, 조수, 풍속 등 총 11개 부문으로 나누어 지식을 분류하였다. 특히 각 항목마다 인용한 서적의 이름을 명확히 부기하였는데, 이를 통해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 수많은 고대 문헌의 일문을 확인할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결정적이다.
이 책은 임진왜란 직전에 완성되어 전란의 화를 피하고 보존될 수 있었다. 권문해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으며,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 같은 정사뿐만 아니라 민간의 야사와 전설까지 폭넓게 수용하여 기록의 범위를 확장하였다. 이는 당시 유학자들이 소홀히 여기기 쉬웠던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이야기와 풍속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권문해의 자필 초고본은 보물 제878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이후 목판본으로도 간행되어 널리 보급되었다. 대동운부군옥은 후대 실학자들이 편찬한 각종 백과사전류 저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한국학 연구에 있어 조선 전기까지의 지식 체계를 집대성한 핵심 문헌으로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