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의 소녀'(The Girl Who Drank the Moon)는 미국의 아동 문학 작가 켈리 바운힐(Kelly Barnhill)이 집필한 판타지 소설이다. 2016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이듬해인 2017년 아동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뉴베리 상(Newbery Medal) 금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마법과 전설이 어우러진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사랑, 희망, 그리고 기억의 소중함을 다루는 서사적 동화로 평가받는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보호령' 마을에는 매년 가장 어린 아기를 숲의 마녀에게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관습이 존재한다. 마을 사람들은 마녀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아기를 희생시키지만, 사실 숲에 사는 마녀 잔(Xan)은 아이를 해치는 존재가 아니라 버려진 아이들을 구출해 별빛을 먹이며 안전한 곳으로 입양 보내는 선한 인물이다. 어느 날 잔은 실수로 한 아기에게 별빛이 아닌 마력이 깃든 달빛을 먹이게 되고, 이로 인해 아기는 몸속에 강력한 마법을 품게 된다. 잔은 이 아기에게 '루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손녀로 삼아 직접 키우기로 결심한다.
루나는 마녀 잔과 늪의 괴물이자 시인인 글러크(Glerk), 그리고 자신을 거대 드래곤이라고 믿는 작은 드래곤 피리안(Fyrian)과 함께 자라난다. 루나가 열세 살이 되어 마법의 힘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통제되지 않는 루나의 마법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불러일으키고, 루나의 친어머니와 보호령의 청년 안테인이 진실을 찾아 숲으로 향하며 이야기는 급격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슬픔을 먹고 사는 사악한 존재의 실체와 보호령을 둘러싼 거대한 비밀이 드러난다.
이 소설은 슬픔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작가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거나 제거하려 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경고하며, 고통스러운 기억조차 인간을 온전하게 만드는 필수적인 요소임을 강조한다. 또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포와 무지를 이용하는 통치 계급의 모습은 현실 세계의 부조리를 반영하기도 한다. 루나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가족과 마을을 구하는 과정은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켈리 바운힐의 문체는 서정적이고 섬세하며, 숲과 늪의 풍경을 환상적으로 묘사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서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은 후반부의 극적인 결말을 뒷받침한다. '달빛의 소녀'는 단순한 아동용 판타지를 넘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와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는 현대 판타지의 걸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