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급 순양함(Neptune-class cruiser)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영국 해군이 계획했던 차세대 경순양함으로, 기존의 피지급(Fiji-class) 및 미노타우르급(Minotaur-class, 1943) 순양함을 계승하고 보완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함급은 당시 영국이 보유한 경순양함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대함전뿐만 아니라 강화되는 항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공 방어 능력에 중점을 둔 '대형 경순양함'의 성격을 띠었다.
설계의 핵심은 주무장인 6인치(152mm) 50구경장 Mk V 양용포였다. 이 포는 3연장 포탑 4기에 탑재되어 총 12문을 장착할 예정이었으며, 분당 발사 속도를 높이고 높은 앙각을 확보하여 수상 목표물과 항공기 모두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또한 부무장으로 4.5인치(114mm) 양용포 6기(2연장)를 배치하고, 다수의 보포스 40mm 대공포를 장착하여 방공망을 촘촘히 구성하려 했다.
함체의 크기는 이전 세대의 경순양함들에 비해 대폭 커졌다. 기준 배수량은 약 15,000톤을 상회했으며, 전장은 200미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당시 미 해군의 우스터급(Worcester-class) 경순양함과 대등한 수준의 대형화된 규모였다. 동력 부문에서는 약 108,0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증기 터빈을 통해 최대 33노트 내외의 속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하지만 넵튠급 순양함의 건조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면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전쟁 직후 영국의 극심한 경제난과 예산 감축으로 인해 대규모 함대 유지비가 부담이 되었고, 해군 전략의 중심이 항공모함과 유도탄으로 이동하면서 재래식 함포를 주무장으로 하는 대형 순양함의 가치가 의문시되었다. 결국 1946년에서 1947년 사이 넵튠급의 건조 계획은 전면 취소되었다.
비록 실물로 건조되지는 못했으나, 넵튠급의 설계 개념과 연구 데이터는 이후 영국 해군의 마지막 함포 순양함인 타이거급(Tiger-class) 순양함의 개발에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특히 자동 장전 장치를 갖춘 고성능 6인치 양용포의 개념은 훗날 타이거급의 주포 시스템으로 발전하여 실전 배치되는 성과를 남겼다. 이처럼 넵튠급 순양함은 영국 해군 함포 순양함 설계의 정점이자 과도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설계안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