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약사여래좌상은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 삼릉계곡에 위치한 통일신라 시대의 불상이다. 이 불상은 본래 계곡의 사찰 터에 머리가 떨어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으나, 1915년에 수습되어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보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경주 남산에 현존하는 수많은 불상 중에서도 조각 수법이 정교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불상의 외형적 특징을 살펴보면, 머리에는 소라 모양의 머리카락인 나발이 촘촘하게 조각되어 있고 그 위에는 상투 모양의 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다. 얼굴은 풍만하면서도 당당한 인상을 주며, 비록 코 부분에 일부 보수가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다. 어깨는 넓고 당당하며 가슴은 입체감이 있어 통일신라 전성기의 불상 양식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불상은 약사여래좌상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왼손바닥 위에 약그릇(약함)을 올려놓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른손은 무릎 위에 올려 손가락이 땅을 향하게 하는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석가모니불의 수인과 유사하지만 왼손의 약그릇을 통해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여래임을 명확히 알 수 있게 한다. 의복은 양 어깨를 모두 덮은 통견의 형식으로, 몸의 굴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옷주름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불상 뒤편에 설치된 광배는 불상 못지않게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 기술을 보여준다. 배 모양의 신광과 두광으로 이루어진 광배에는 불꽃무늬인 화염문이 가장자리를 감싸고 있으며, 그 안에는 작은 부처인 화불들이 새겨져 있다. 또한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는 3단으로 구성된 팔각 연화대좌로, 상단과 하단에 연꽃무늬를 배치하여 불상의 장엄함을 더한다.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약사여래좌상은 8세기 후반에서 9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통일신라 불교 조각이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정형화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불상은 당시 신라인들의 뛰어난 석조 예술 감각과 약사 신앙의 확산을 입증하는 문화유산으로서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