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노 머시(2003)

WWE 노 머시(2003)는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가 주최한 여섯 번째 노 머시 대회로, 2003년 10월 19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TD 워터하우스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당시 WWE의 브랜드 분리 정책에 따라 스맥다운(SmackDown!) 브랜드 단독 페이퍼뷰로 진행되었다. 총 8개의 경기가 치러졌으며, 메인 이벤트와 더불어 맥마흔 가문의 갈등을 다룬 경기가 주요 대립으로 주목받았다.

메인 이벤트는 브록 레스너와 언더테이커의 WWE 챔피언십 경기였다. 이 경기는 '바이커 체인(Biker Chain) 매치'라는 특수한 규칙으로 진행되었으며, 폴 위에 걸린 쇠사슬을 먼저 차지하여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경기 후반 FBI(Full Blooded Italians)와 빈스 맥마흔의 개입이 발생하며 혼란스러운 양상이 전개되었고, 결국 브록 레스너가 쇠사슬을 이용해 언더테이커를 공격한 뒤 승리를 거두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 대회의 또 다른 핵심 경기는 빈스 맥마흔과 그의 딸 스테파니 맥마흔의 '아이 큇(I Quit)' 매치였다. 이는 WWE 역사상 이례적인 부녀 간의 대결로, 패배한 쪽은 자신의 직위를 잃는 조건이 걸려 있었다. 스테파니의 어머니인 린다 맥마흔이 링 사이드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빈스 맥마흔은 무자비한 공격 끝에 스테파니의 항복을 받아내며 승리했다. 이 결과로 스테파니 맥마흔은 스맥다운의 제너럴 매니저 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중반부에서는 커트 앵글과 존 시나의 싱글 매치가 펼쳐졌다. 당시 떠오르는 신예였던 존 시나는 베테랑 커트 앵글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앵글의 정교한 기술 체계에 밀려 안클 락(Ankle Lock)에 항복하며 패배했다. 또한 빅 쇼와 에디 게레로의 US 챔피언십 경기도 주목받았다. 에디 게레로는 다양한 심리전과 반칙 전략을 동원하며 빅 쇼의 거구에 맞섰지만, 결국 빅 쇼의 파워를 극복하지 못하고 초크슬램에 패배하며 챔피언 벨트를 내주었다.

이외에도 타지리와 레이 미스테리오의 크루저웨이트 챔피언십, 크리스 벤와와 에이트레인의 경기 등이 열렸다. 태그팀 챔피언십에서는 배샴 브라더스가 로스 게레로스를 꺾고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노 머시 2003은 당시 스맥다운 로스터의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준 대회로 평가받으며, 특히 맥마흔 가문의 서사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의 주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