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S(화염방사기)

ROKS(Ранцевый Огнемёт Клюева-Сергеева)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군이 운용한 배낭형 화염방사기 시리즈다. 주요 모델로는 ROKS-2와 ROKS-3가 있으며, 보병이 휴대하여 적의 토치카, 참호, 시가전 거점 등을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명칭은 설계를 담당한 클류예프(Klyuyev)와 세르게예프(Sergeyev)의 성에서 따왔다. 이 무기는 독소전쟁 전반에 걸쳐 소련군 공병 및 화학 부대의 핵심적인 근접 지원 화기로 활용되었다.

ROKS-2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화염방사기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한 독특한 위장 설계다. 전장에서 화염방사병은 저격수의 최우선 표적이었기 때문에, 소련은 연료 탱크를 일반적인 군용 배낭과 유사한 사각형 금속 상자 안에 수납했다. 또한, 화염을 분사하는 방사기 본체는 소련의 주력 소총인 모신나강 소총의 외형을 본떠 제작되었다. 목재 개머리판과 총신 모양을 갖춘 이러한 디자인은 멀리서 보았을 때 화염방사병을 일반 소총병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병사의 생존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후속 모델인 ROKS-3는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가 일부 변경되었다. 사각형이었던 연료 탱크는 제작이 쉬운 원통형으로 바뀌었으며, 약 10리터 내외의 혼합 연료를 적재할 수 있었다. 연료를 밀어내기 위한 압축 가스는 질소나 공기를 사용했으며, 별도의 소형 가스통에 저장되었다. 점화 방식은 투사기 앞부분에 장착된 7.62mm 리볼버용 공포탄 점화 장치를 채택했다. 방사 레버를 당기면 가스 압력으로 연료가 분사됨과 동시에 공포탄이 격발되어 화염을 일으키는 구조였다.

ROKS 화염방사기는 주로 요새화된 방어선을 돌파하거나 시가전에서 건물을 소탕할 때 위력을 발휘했다. 유효 사거리는 연료의 점도와 기상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대략 25미터에서 최대 45미터 정도였다. 소련군은 이 무기를 이용해 독일군의 벙커 총안구에 직접 화염을 투사하거나 지하실에 숨은 적군을 압박했다. 특히 쿠르스크 전투와 베를린 공방전 등 전쟁 후반기의 대규모 작전에서 공병 부대의 필수 장비로 대량 운용되었다.

전쟁 종료 이후 ROKS 시리즈는 후속 기종인 LPO-50이 등장하기 전까지 소련군의 표준 화염방사기로 자리 잡았다. 또한 소련의 영향을 받은 동구권 국가들과 북한 등에도 공급되어 6.25 전쟁 등 초기 냉전기의 여러 분쟁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현대 전장에서는 로켓 발사형 화염방사기나 열압력 병기에 밀려 퇴역했으나, 보병 휴대형 화염방사기 역사에서 위장 설계라는 독특한 개념을 실전화한 무기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