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식 함대함 유도탄(SSM-1B)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하는 주력 함대함 미사일이다. 1980년대 후반 미쓰비시 중공업을 중심으로 개발되었으며, 1990년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 미사일은 기존에 사용하던 미국제 하푼(Harpoon) 미사일을 대체하고 주요 무기 체계의 국산화를 달성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기본적으로 육상자위대의 88식 지대함 유도탄(SSM-1)을 함정 발사용으로 개량한 파생형 모델에 해당한다.
기술적 특징으로는 터보팬 엔진을 주 추진기관으로 사용하여 아음속(마하 0.9 수준)의 속도로 비행한다. 발사 직후에는 고체 연료 부스터를 사용하여 가속하며,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부스터를 분리하고 본체 엔진을 가동하는 방식을 취한다. 유도 방식은 중간 단계에서 관성 항법 장치(INS)를 사용하고, 종말 단계에서는 능동 레이더 호밍(Active Radar Homing) 방식을 채택하여 목표물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또한 적 함정의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해수면에 최대한 밀착하여 비행하는 해면 밀착 비행(Sea-skimming)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거리는 약 150km에서 200km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탄두 중량은 약 220kg 이상으로 적 함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력을 보유한다. 90식 유도탄은 외형과 규격이 미국제 하푼 미사일과 매우 유사하게 설계되었다. 이는 기존 함정에 장착된 하푼용 발사기와 하드웨어를 최소한의 개조만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결과이다. 이러한 호환성은 해상자위대가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신속하게 국산 미사일 체계로 전환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미사일은 공고급 구축함, 무라사메급 호위함, 타카나미급 호위함 등 일본 해상자위대의 주요 주력 전투함들에 널리 탑재되었다. 통상적으로 4연장 발사관 2기를 한 세트로 하여 함정당 최대 8발을 장착한다. 90식 함대함 유도탄의 도입은 일본이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군사적 의미가 크며, 동북아시아 해상 전력 균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현재 90식 유도탄은 기술적 노후화와 현대전의 요구 사양에 맞추어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미사일인 17식 함대함 유도탄(SSM-2)으로 점진적으로 교체되는 추세이다. 17식은 90식의 설계를 바탕으로 사거리를 연장하고 유도 장치를 개선한 모델이다. 비록 최신형 미사일의 등장으로 주력의 자리를 내주고 있으나, 90식 유도탄은 일본 방위산업의 정밀 유도 무기 개발 역량을 입증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