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식 보병전투차

89식 보병전투차는 일본 육상자위대가 운용하는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주계약자로 개발을 주도했으며, 1980년대 초반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1989년에 제식 채용되었다. 이 장비는 전차와 협동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보병에게 강력한 화력 지원과 안전한 수송 능력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일본 자위대 최초의 본격적인 보병전투차(IFV)라는 의의를 지닌다.

무장 측면에서 89식 보병전투차는 엘리콘사의 35mm KDE 기관포를 면허 생산하여 주포로 탑재했다. 이 기관포는 당시 보병전투차 중에서는 상당히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며, 적 장갑차는 물론 저고도 비행 목표물에 대해서도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포탑 양 측면에는 79식 대주정 대전차 유도탄 발사기가 각각 1기씩 장착되어 있어, 적 전차와 해안으로 접근하는 상륙정에 대해 강력한 타격 능력을 발휘한다. 부무장으로는 74식 7.62mm 공축 기관총을 갖추고 있다.

기동성과 방어력 부분에서는 용접 구조의 압연 방탄 강판을 차체에 적용하여 소화기 사격 및 파편으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한다. 엔진은 600마력의 수랭식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하여 최고 시속 약 70km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내부 공간은 조종수, 포수, 차장 등 승무원 3명 외에 완전 무장한 보병 7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보병실에는 외부 사격이 가능한 총안구가 마련되어 있어 탑승 상태에서도 전투 수행이 가능하다.

생산 및 배치 과정에서는 높은 단가가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냉전 종식에 따른 전략 변화와 일본 특유의 무기 수출 금지 정책으로 인해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로 인해 대당 생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당초 계획했던 수량보다 훨씬 적은 약 70대 정도만이 생산되었으며, 이들은 주로 홋카이도에 주둔하는 제7사단 산하의 제11보병연대 등 정예 기갑 부대에 집중 배치되었다.

현재 89식 보병전투차는 도입된 지 30년이 넘어 장비의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차륜형 장갑차 기반의 차세대 보병전투차 개발 및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89식은 비록 고가의 비용과 한정된 생산량이라는 한계를 가졌으나, 육상자위대의 기계화 전술을 정립하고 북방 전선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장비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