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가의 기적'(원제: *batteries not included)은 1987년에 제작된 미국의 SF 판타지 영화다. 매슈 로빈스가 감독을 맡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지휘로 참여한 이 작품은 대도시의 재개발 문제와 외계 생명체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따뜻한 휴머니즘을 그려냈다. 뉴욕의 낡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여, 소외된 소시민들이 겪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기적 같은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주된 배경은 뉴욕 이스트 빌리지의 오래된 아파트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 지역을 대규모로 재개발하기 위해 거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려 하며, 폭력배들을 동원해 주민들을 위협한다. 아파트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노부부 프랭크와 페이를 비롯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려 하지만 거대 자본과 폭력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이때 정체불명의 작은 비행접시 모양을 한 기계 생명체들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 외계 생명체들은 스스로 자가 증식하고 수리 능력을 갖춘 존재들로, 파괴된 건물을 고치고 주민들의 일상을 돕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 기계 생명체들을 단순히 무생물적인 로봇이 아니라 감정과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묘사하며, 주민들과 정서적 유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이는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화적 상상력과 낙천주의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 부부 사이였던 흄 크로닌과 제시카 탠디는 영화 속에서도 노부부 역할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 페이와 그녀를 지키려는 남편 프랭크의 모습은 단순한 오락 영화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는 기적적인 존재의 도움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서사를 취하면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연대와 공동체의 가치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8번가의 기적'은 개봉 당시 특수효과 기술을 담당했던 ILM(Industrial Light & Magic)의 정교한 작업으로도 주목받았다. 비행접시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구현하여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었으며,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대규모 블록버스터는 아니었으나, 소박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1980년대를 대표하는 추억의 판타지 영화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