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78년은 1세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평년으로, 율리우스력으로는 목요일에 시작된다. 이 시기는 동서양의 거대 제국들이 각자의 영토 내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국경을 넓히던 시기로, 로마 제국과 후한 왕조를 중심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한반도에서는 초기 삼국 시대의 기틀이 닦이던 시점이었으며, 인도의 역법 체계에서도 중요한 기점이 되는 해이다.
로마 제국에서는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통치하던 시기였으며, 그나에우스 율리우스 아그리콜라가 브리타니아 총독으로 부임하였다. 아그리콜라는 부임 직후 웨일즈 북부 지역의 오르도비케스족을 정벌하며 로마의 권위를 세웠으며, 이후 수년간 이어질 북부 원정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는 로마가 영국 섬 전체로 지배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과정의 시작점이었다.
중국 후한 왕조에서는 제3대 황제인 장제가 통치하고 있었다. 이 시기 서역 방면에서는 반초가 한나라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였다. 78년에 반초는 서역의 여러 국가를 평정하거나 외교 관계를 수립하며 비단길의 안전을 확보하고 제국의 영토 확장에 기여하였다. 또한, 이 무렵 후한은 유교 정치 체제를 정비하며 내치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 역사에서 78년은 사카(Saka) 연호가 시작된 해로 전해진다. 이는 쿠샨 왕조의 카니슈카 1세가 즉위한 해로 추정되기도 하며, 오늘날까지도 인도의 국가 달력 및 여러 비문에서 연도를 계산하는 중요한 기준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기원은 남부 아시아의 역사적 연대 측정에 있어 핵심적인 지표가 된다.
한반도에서는 신라의 탈해 이사금이 재위 22년을 맞이하였고, 백제에서는 기루왕이 즉위 2년 차에 접어들었다. 고구려에서는 태조대왕의 치세가 이어지며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주변 소국들을 통합하는 과정이 지속되었다. 이 시기 삼국은 내부적인 체제 정비와 함께 영토 확장을 도모하며 한반도 내 세력 균형을 맞추어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