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계 분리 법칙(Six Degrees of Separation)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은 최대 6단계 이내의 지인을 거치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회학적 가설이다. 즉,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하는 방식을 반복하면 평균적으로 5~6명의 중개자만 거쳐도 연결된다는 이론이다. 이는 현대 사회가 고도로 상호 연결되어 있어 거대하지만 동시에 매우 촘촘한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좁은 세상(Small World)'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의 기원은 1929년 헝가리의 작가 프리제스 카린시(Frigyes Karinthy)가 발표한 단편 소설 《사슬(Chains)》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가 물리적으로는 크지만 사회적으로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구상의 누구든 5명의 중개자만 거치면 자신과 연결될 수 있다는 내기를 한다. 카린시의 이러한 통찰은 당시에는 문학적인 상상력에 불과했으나, 이후 수학적인 그래프 이론과 네트워크 과학의 발전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했다.
이 가설을 실제 실험을 통해 학술적으로 구체화한 것은 1967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다. 그는 '좁은 세상 실험(Small World Experiment)'이라는 연구를 통해 네브래스카주와 캔자스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주고, 이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특정인에게 전달하도록 요청했다. 단, 주소를 보고 우편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목표 인물을 알 것 같은 지인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실험 결과, 성공적으로 배달된 편지들은 평균 5.5명, 즉 약 6명의 사람을 거쳐 목표 인물에게 도달했다.
이 이론은 1990년 존 구어(John Guare)의 희곡 《6단계의 분리》와 1993년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대중문화에서는 이를 응용한 '케빈 베이컨의 6단계(Six Degrees of Kevin Bacon)'라는 게임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는 할리우드의 어떤 배우라도 함께 영화에 출연한 동료 배우를 통해 연결해 나가면 6단계 이내에 다작 배우인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법칙으로, 인간관계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얽혀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시다.
21세기 들어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 사이의 연결 단계는 더욱 축소되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현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사용자들의 평균 연결 단계는 과거의 6단계보다 훨씬 줄어든 약 3.5단계에서 4.7단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초연결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물리적, 사회적 거리의 제약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음을 시사하며, 오늘날 이 이론은 전염병의 확산 경로 예측, 바이럴 마케팅 전략 수립, 정보 전파 분석 등 다양한 네트워크 과학 분야의 기초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