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은 만화가 박건웅이 일제강점기 35년의 역사를 집대성하여 그려낸 장편 대하역사만화다. 2017년 제1권 발간을 시작으로 2020년 총 7권으로 완간되었다. 이 작품은 1910년 경술국치부터 1945년 8월 15일 광복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방대한 분량 속에 담아냈다. 단순한 시대적 사건 나열을 넘어 독립운동의 흐름과 그 과정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복원하는 데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박건웅 작가는 이 작품을 기획하고 완성하기까지 약 10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작가는 철저한 고증을 위해 수많은 역사적 사료를 수집하고 검토했으며, 역사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허구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에 기반하여 서사를 구성했다. 이는 '노근리 이야기', '짐승의 시간' 등 한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꾸준히 만화로 그려온 작가의 치열한 역사의식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시각적 표현 방식에 있어서 '35년'은 박건웅 작가 특유의 흑백 화풍이 돋보인다. 판화 기법을 연상시키는 거칠고 강렬한 선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하고 처절한 시대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색채를 배제하고 흑백의 강한 대비를 활용함으로써 역사적 사건의 비극성과 인물들의 숭고한 의지를 극대화했다. 이러한 시각적 장치는 독자로 하여금 당시의 고통스러운 현장을 생생하게 목도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내용은 시기별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전개된다. 일제의 무단통치와 이에 맞선 3·1 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항일 무장 투쟁의 전개, 그리고 일제 말기의 병참기지화 정책과 강제 동원 등 일제강점기 전반의 주요 사건들을 망라한다. 특히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는 실존 인물들과 무명의 민중들이 보여준 저항의 기록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역사 인식의 지평을 넓혔다.
'35년'은 한국 만화계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다큐멘터리 만화'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 교육 교재로서의 가치는 물론,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부천만화대상 등 주요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박제된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와 연결된 살아있는 역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며,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