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아비터

29아비터는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프로게이머 김택용이 경기 중 보여준 이례적인 유닛 생산량과 그로 인한 전략적 상황을 일컫는 용어다. 이 사건은 2010년 4월 12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4라운드 SK텔레콤 T1과 이스트로의 대결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택용은 테란 유저 박상우를 상대로 프로토스의 최종 병기인 아비터를 기록적인 숫자로 생산하며 화제를 모았다.

경기는 테란의 강력한 수비 라인과 프로토스의 끊임없는 파상공세가 맞물리며 초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김택용은 테란의 메카닉 병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아비터의 스테이시스 필드와 리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테란은 골리앗과 터렛을 동원해 아비터를 지속적으로 격추하며 버텼으나, 김택용은 멀티의 자원력을 바탕으로 잃은 만큼의 아비터를 즉각적으로 보충하는 압도적인 생산력을 과시했다.

해당 경기에서 김택용이 생산하여 사용한 아비터의 총합은 무려 29기에 달했다. 아비터는 가스 소모량이 매우 크고 생산 시간이 길어 일반적인 경기에서는 소수만 운용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김택용은 인구수 상당 부분을 아비터에 할당하며 테란의 병력을 지속적으로 얼리고 본진에 리콜을 감행하는 등 전술적 우위를 점했다. 이 수치는 당시 시청자들과 중계진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후 '29아비터'라는 명칭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 전략적 행보는 프로토스의 자원 관리와 유닛 조합의 극한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테란의 단단한 방어벽을 뚫기 위해 단순히 병력의 양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고테크 유닛의 특수 능력을 무한정 공급함으로써 상대의 대응 능력을 마비시킨 것이다. 이는 김택용 특유의 멀티태스킹과 넓은 시야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운영이었다.

결국 김택용은 29기의 아비터를 동원한 끝에 박상우의 항복을 받아내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인상 깊은 장기전 중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특정 유닛의 물량 공세가 전황을 어떻게 지배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김택용의 전성기 기량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