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Anniversary Secret Sound

'20주년 비밀의 사운드'는 2016년 SBS 라디오 파워FM(107.7MHz)이 개국 20주년을 맞이하여 진행한 대규모 청취자 참여형 이벤트다. 특정 소리를 들려주고 그 소리의 정체를 정확히 맞히는 사람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라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인 '청각'에 철저히 집중한 이 이벤트는 단순하지만 강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당시 청취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벤트의 진행 방식은 파워FM의 여러 정규 프로그램 방송 시간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짧은 생활 소음(비밀의 사운드)을 불규칙하게 송출하고, 청취자들이 단문 메시지나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인 '고릴라'를 통해 정답을 응모하는 형태였다. 정답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 날로 상금이 이월되어 누적되는 캐리오버(Carry-over)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상금 규모가 커졌고, 이는 더 많은 청취자가 이벤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

제시된 사운드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였으나, 시각적 정보 없이 극히 짧은 찰나의 소리만으로 그 정체를 유추하는 것은 매우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청취자들은 '종이 찢는 소리', '통조림 따는 소리', '우산 펴는 소리' 등 수많은 오답을 쏟아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해당 소리를 녹음하여 파형을 분석하거나, 오답 목록을 공유하며 경우의 수를 좁혀나가는 등 일종의 집단 지성이 발휘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작진은 정답자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방송을 통해 단계적으로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하며 정답 유추를 도왔다. 마침내 소리를 발생시키는 정확한 상황과 사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정답자가 등장하여 누적된 거액의 상금을 획득하면서 이벤트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경품을 나누어주는 기존의 개국 기념행사를 넘어, 청취자가 하루 종일 해당 채널의 여러 프로그램에 머무르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사실 '비밀의 사운드(Secret Sound)' 포맷 자체는 영미권 및 호주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청취율 조사 기간에 자주 사용하는 전통적이고 검증된 프로모션 기법이다. SBS 파워FM은 이를 개국 2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과 결합해 한국 청취자의 정서와 모바일 참여 환경에 맞게 성공적으로 현지화했다. 영상 매체가 주도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오직 '소리' 하나만으로 대중의 폭발적인 참여와 논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이 이벤트는 라디오 매체의 본질적인 매력과 저력을 증명한 우수 기획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