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동해 민통선 무단침입 사건

2021년 동해 민통선 무단침입 사건은 2021년 2월 16일, 20대 북한 남성 1명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한 채 동해상으로 헤엄쳐 남측으로 넘어와 강원도 고성군 일대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을 무단으로 침입한 사건이다. 당시 해당 남성은 해안 철책 하단의 배수로를 통과하여 남측으로 진입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군 당국의 감시 장비에 여러 차례 포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초기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경계 작전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언론 등에서는 일명 '헤엄 귀순' 혹은 '오리발 귀순' 사건으로도 불린다.

사건 당일 새벽, 북한 남성은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상륙한 뒤 해안 철책 하단에 설치된 배수로의 차단막을 훼손하고 통과했다. 당시 육군 제22보병사단이 관할하는 지역의 감시 카메라(CCTV)와 열상감시장비(TOD)에 해당 남성이 해안으로 상륙하여 철책을 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다. 상황실 모니터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울리는 경보음(알람)이 발생했으나, 당시 근무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시스템 오작동 혹은 자연물에 의한 것으로 오판하여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은 상륙 후 약 3시간 이상 제지 없이 민통선 내부를 활보하였고, 이후 도로를 따라 5km가량 남하하다가 오전 7시 20분경 민통선 제진검문소 인근에서 기동수색팀에 의해 발견되어 신병이 확보되었다.

이 사건은 한국 군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기술적, 운용적 허점과 기강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합동참모본부의 전비태세검열실 조사 결과, 침입 경로가 된 배수로는 관련 규정에 따라 견고한 철제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어야 했으나 부식되고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성인 남성이 통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메인 서버와 녹화 서버 간의 시간 설정 불일치 오류로 인해 녹화된 영상 시간과 실제 시간의 차이가 발생하여 초기 동선 파악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특히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제22보병사단은 2012년 '노크 귀순' 사건과 2020년 '월책 귀순' 사건 등 유사한 경계 실패가 반복되었던 부대여서 지형적 난이도를 고려하더라도 군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사건 발생 직후 군 당국은 경계 태세 및 상황 조치 과정에서의 명백한 과오를 인정했다. 이에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였으며, 경계 실패의 책임을 물어 관할 부대장인 2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관련 지휘관 및 근무자들을 징계 조치하였다. 군은 이후 전방 지역의 모든 배수로와 수문을 전수 조사하여 보완하고, 오경보를 줄이고 식별 능력을 높인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시 장비를 확충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뚫렸다는 점에서 최전방 안보 태세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낳은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