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칸 영화제는 제73회로 예정되었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COVID-19) 범유행의 여파로 인해 물리적인 개최가 무산된 영화제이다. 당초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정부의 봉쇄 조치와 보건 위기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수차례 연기를 거듭한 끝에 결국 통상적인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포기하게 되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과 1968년 5월 혁명 당시를 제외하고 칸 영화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파행 운영이었다.
조직위원회는 영화제를 완전히 취소하는 대신, 공식 초청작 선정 리스트를 발표하여 해당 영화들에 '칸 2020(Cannes 2020)'이라는 인증 엠블럼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타 영화제들이 선택한 온라인 개최 형식을 거부하고 영화관 상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20년 6월 3일 파리에서 56편의 공식 선정작(Official Selection)을 발표했다. 예년과 달리 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비경쟁 부문 등의 섹션 구분을 없애고 단일한 '공식 선정작'으로 통합하여 리스트를 공개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 선정작으로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소울》, 스티브 맥퀸의 《맹그로브》, 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어나더 라운드》 등이 포함되었다. 한국 영화로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와 임상수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 공식 선정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작품들은 이후 베니스 국제 영화제, 부산 국제 영화제,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등 제휴를 맺은 타 영화제에서 상영되거나 각국 극장에서 개봉할 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임을 알리는 로렐(Laurel)을 사용하여 홍보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물리적 행사가 취소되고 경쟁 부문이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장편 본상 시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초 흑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에 위촉되었던 스파이크 리 감독은 영화제 취소로 인해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으며, 그의 심사위원장직은 이듬해인 2021년 제74회 영화제로 이월되었다. 다만, 2020년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칸 2020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야외 상영회를 열어 단편 경쟁 부문작과 시네파운데이션 초청작 등을 상영하고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여하며 영화제의 명맥을 최소한으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