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AFC 아시안컵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2007년 AFC 아시안컵은 2007년 7월 7일부터 7월 29일까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4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14회 아시안컵 대회이다. 아시아 축구 연맹(AFC)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4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대회로 기록되어 있다. 각 개최국은 조별 리그 A조(태국), B조(베트남), C조(말레이시아), D조(인도네시아)의 경기를 각각 분담하여 진행하였으며, 결승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본래 아시안컵의 4년 주기 원칙에 따라 2008년에 개최되어야 했으나, 하계 올림픽 및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등 다른 메이저 스포츠 대회와의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년을 앞당겨 2007년에 개최되었다. 이후 아시안컵은 2007년을 기점으로 다시 4년마다 열리게 되었다. 또한, 2006년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OFC)에서 아시아 축구 연맹으로 소속을 옮긴 호주가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한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의 최종 우승은 이라크가 차지했다. 이라크는 당시 전쟁과 내전으로 인해 국가 인프라가 파괴되고 국가대표팀의 훈련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열악한 상황이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라크는 결승전에서 아시아의 전통적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었으며, 이라크의 주 공격수인 유니스 마무드는 결승골을 포함해 대회 총 4골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은 조별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힘겹게 8강에 진출했으나, 토너먼트 단계에서는 끈적한 수비를 바탕으로 매 경기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8강에서 이란을 승부차기로 꺾었으나 4강에서 이라크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이후 3·4위전에서 일본과 득점 없이 비긴 뒤 다시 한번 승부차기를 치러 승리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다만 대회 기간 중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음주를 한 이른바 '음주 파동'이 밝혀져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7년 아시안컵은 4개국 공동 개최라는 야심 찬 시도로 주목받았으나, 대회 운영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개최국 간의 이동 거리가 멀어 선수단의 피로도가 높았고, 동남아시아 특유의 고온 다습한 기후와 잦은 폭우로 인해 경기장 상태가 좋지 못했다. 또한, 개최국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아닌 경우에는 관중석이 텅 비는 흥행 참패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물류, 행정, 흥행 측면의 어려움으로 인해 AFC는 이 대회 이후 4개국 공동 개최 방식을 폐기하고 단일 국가 개최 방식 등으로 회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