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트로피 에릭 봉파르

2004 트로피 에릭 봉파르(Trophée Éric Bompard)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관하는 2004-2005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의 네 번째 대회이다. 본 대회는 2004년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Palais Omnisports de Paris-Bercy)에서 개최되었다.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 등 네 가지 종목이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여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을 두고 경합을 벌였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미국의 조니 위어(Johnny Weir)가 총점 208.10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위어는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2위에 머물렀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기술 점수와 예술성을 인정받아 역전승을 거두었다. 홈 경기를 치른 프랑스의 브라이언 주베르(Brian Joubert)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종합 2위에 올랐으며, 독일의 스테판 린데만(Stefan Lindemann)이 그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당시 신예였던 조니 위어가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여자 싱글 종목에서는 캐나다의 조아니 로셰트(Joannie Rochette)가 합계 168.7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로셰트는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이는 그녀의 생애 첫 그랑프리 시리즈 금메달이었다. 은메달은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Carolina Kostner)에게 돌아갔으며, 동메달은 헝가리의 줄리아 세베스티엔(Júlia Sebestyén)이 차지했다. 당시 일본의 안도 미키 등 유망주들이 대거 참여했으나 로셰트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 결과였다.

페어 부문에서는 중국의 선쉐(Shen Xue)와 자오훙보(Zhao Hongbo) 조가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기술적 난이도와 표현력에서 타 조들을 압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이스 댄스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나브카(Tatiana Navka)와 로만 코스토마로프(Roman Kostomarov) 조가 1위에 올랐다. 당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브카와 코스토마로프 조는 화려한 기술과 호흡을 바탕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04 트로피 에릭 봉파르는 신채점 방식(CoS)이 피겨 스케이팅계에 정착되던 시기의 대회로서 의미를 갖는다. 선수들은 새로운 채점 기준에 맞춰 프로그램의 구성과 기술적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대회 전반의 수준 향상으로 이어졌다. 또한 기존의 강자들과 신예들이 조화를 이루며 향후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을 향한 전력 탐색의 장으로 기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