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 KBL 챔피언결정전은 2003년 4월 3일부터 4월 13일까지 진행된 한국프로농구의 결승 시리즈이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2연패를 노리던 대구 오리온스와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원주 TG 엑서스가 맞붙었다. 이 시리즈는 당시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던 대구 오리온스의 공격 농구와 '슈퍼 루키' 김주성을 수비의 핵으로 삼은 원주 TG 엑서스의 높이가 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대구 오리온스는 천재 가드 김승현과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받은 마르쿠스 힉스를 중심으로 화려한 속공과 외곽포를 앞세웠다. 이에 맞서는 원주 TG 엑서스는 신인 김주성이 골밑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고, 노련한 허재가 공수에서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득점력이 뛰어난 데이비드 잭슨과 리바운드 능력이 좋은 리온 데릭스가 합세하여 전력의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비유되며 농구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시리즈 초반에는 원주 TG 엑서스가 기세를 잡았다. 대구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에서 원주 TG는 김주성의 높이와 데이비드 잭슨의 득점력을 앞세워 적지에서 귀중한 2연승을 먼저 따냈다. 그러나 대구 오리온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원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3차전과 4차전에서 마르쿠스 힉스와 아이작 버턴의 활약이 살아나며 오리온스가 승리, 시리즈 성적은 2승 2패 원점이 되었다. 특히 4차전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오리온스가 승리하며 승부의 향방은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차전에서 원주 TG 엑서스는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허재의 노련한 완급 조절과 김주성의 블록슛으로 오리온스의 공격을 무력화하며 5차전을 가져갔다. 마지막 6차전에서 원주 TG 엑서스는 데이비드 잭슨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40득점을 퍼붓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고, 결국 101-9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원주 TG 엑서스는 구단 창단 이후 첫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2002-03 시즌의 우승은 원주 TG 엑서스에 여러 의미를 남겼다. 신인 김주성은 데뷔 첫해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로열 로더'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농구 대통령' 허재는 자신의 농구 인생 마지막 우승 반지를 선수로서 획득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준비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시리즈는 화려한 공격력의 오리온스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의 TG가 맞붙어 매 경기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지금까지도 KBL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