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트로피 랄리크(2002 Trophée Lalique)는 2002-2003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의 네 번째 대회이다. 이 대회는 2002년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에서 개최되었다.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 등 총 네 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의 최상위권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참가하여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위한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 경쟁했다.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미국의 마이클 웨이스가 총점 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웨이스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점프를 성공시키는 등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은메달은 개최국 프랑스의 신성으로 떠오르던 브리앙 주베르에게 돌아갔으며, 러시아의 알렉산더 압트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남자 싱글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점이어서 신예와 베테랑 간의 치열한 경쟁이 돋보였다.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미국의 사샤 코헨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코헨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유연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은 일본의 온다 요시에가 차지했는데, 그녀는 특유의 파워풀한 점프와 역동적인 연기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동메달은 핀란드의 알리사 드레이가 가져갔다.
페어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와 막심 마리닌 조가 금메달을 차지하며 러시아의 페어 강세를 이어갔다. 개최국 프랑스의 사라 아비트볼과 스테판 베르나디스 조는 은메달을, 중국의 팡칭과 퉁지안 조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엘레나 그루시나와 루슬란 곤차로프 조가 1위에 올랐으며, 프랑스의 이자벨 들로벨과 올리비에 쇤펠더 조가 2위, 미국의 태니스 벨빈과 벤자민 아고스토 조가 3위를 기록했다.
2002년 대회는 '트로피 랄리크'라는 명칭이 사용된 마지막 시기 중 하나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다. 프랑스 빙상 경기 연맹이 주관하는 이 프랑스 그랑프리 대회는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인 랄리크가 1987년부터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해당 명칭으로 불렸다. 2004년부터는 에릭 봉파르가 새로운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트로피 에릭 봉파르'로 대회명이 변경되었고, 현재는 '인터내셔널 드 프랑스'라는 명칭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2002년 트로피 랄리크는 올림픽 직후 시즌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으며, 이 대회에서 입상한 다수의 선수들이 해당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및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